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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中 침공 대비해 대만 무기 대량 비축 지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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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소형무기 비축해 초기 방어력 높이는 비대칭 전략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대만이 우방의 지원이 도착할 때까지 초기 공격을 막아낼 수 있도록 무기를 대량 비축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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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훈련 준비하는 대만 공군 F-16V 전투기
8월 17일 대만 화롄 공군기지에서 F-16V 전투기가 야간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의 정치적 압력에 대한 대응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최근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훈련 분석 결과 중국이 침공에 앞서 대만을 봉쇄할 가능성이 크며 이때를 대비해 미국이나 다른 우방국이 개입할 때까지 대만이 버틸 수 있게 무기를 비축해야 한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에 따라 대만 정부와 미국 무기업체들을 상대로 대형 무기 시스템보다는 이동성이 우수한 소형무기를 주문하고 공급할 것을 권고하는 등 대만에 판매할 무기 종류와 양을 논의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9월 대만에 하푼 지대함미사일 60기 등 11억 달러(약 1조4천960억 원)에 달하는 무기를 판매하는 6번째 무기 판매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이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하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전 대통령들이 취해온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이 지난달 아시아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미국이 공격무기를 포함한 무기 판매와 거듭되는 공식 교류를 통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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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대만포위 군사훈련 사흘째…화물선 우회로 물류대란 ′우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중국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전격 방문하자 인민해방군(PLA) 해군과 공군을 동원해 대만 인근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다.

이 군사훈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해 더 진지하게 검토해온 미국과 대만에 경고신호가 됐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과 대만은 중국이 공격할 경우 이웃 국가들과 다양한 육로로 연결된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에 신속하게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경로가 없다는 점을 우려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임 당시 아시아 정책 자문을 담당했던 제이컵 스톡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양측이 대만에 무기를 비축해 대만이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국 군함이나 전투기의 공격은 피하면서 이들에 치명적인 반격을 할 수 있는 더 작고 이동성이 우수한 무기가 대만에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전력 차이가 큰 국가를 상대로 싸우는 소위 '비대칭 전쟁'에 필요한 소형 무기를 대만이 집중 비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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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 대공미사일 톈궁-3 전개하는 대만군
대만군이 8월 18일 남부 화롄현의 공군기지에서 '대만판 사드'인 톈궁(天弓)-3 미사일을 전개하고 있다. 톈궁-3 미사일은 유사시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된 고고도 대공미사일로 대만 섬 전체를 요새화하는 '고슴도치 전략'의 핵심 무기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관리들은 대만을 온몸이 가시로 덮힌 호저(porcupine)처럼 공격할 경우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상대로 만들기 위해 중국군의 쉬운 표적이 될 수 있는 M1 에이브럼스 탱크 같은 재래식 지상 무기보다는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같은 소형무기 주문을 늘리도록 대만에 권유하고 있다.

대만 측도 소형 무기 비축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주문과 실제 공급 사이에 상당한 지연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샤오메이친 미국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비대칭 전략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면서도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일부 의원들은 대만에 무기를 더 신속하고 대담하게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대만에 향후 4년간 65억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을 제공하고 대만을 '주요 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으로 인정하는 '대만 정책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 무기 비축에는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고 있어 무기 비축량이 줄어들고 있고, 무기업체들 역시 꾸준한 장기주문이 없는 한 새로운 생산라인 가동을 꺼린다는 점이 문제다.

또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 속도를 높일 경우 중국의 대응을 점치기 어렵다는 점도 대만 무기 비축 전략에 걸림돌로 지적된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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