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러시아 잇단 패퇴에 “내가 국방장관이면 자결했다” 내부 비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크라 헤르손주 부대표, 군부 공개 비판

한겨레

지상전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군이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시의 아파트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소방관들이 무너진 아파트에서 불을 끄고 있다. 자포리자/AF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러시아 내부에서 국방장관은 자결이라도 해야 한다는 등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행정 부대표 키릴 스트레모우소프는 6일(현지시각) 공개한 영상에서 러시아의 장군들과 장관들이 전선의 문제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친러시아 우크라이나 국적자인 스트레모우소프는 이 영상에서 “정말,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자신들이 만약 이런 사태를 부른 국방장관이라면 장교로서 총으로 자결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말이지, 많은 이들에게 ‘장교’라는 단어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다”라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겨냥했다.

2012년부터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쇼이구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며 군 지도자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러시아에서는 아주 드문 일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스트레모우소프는 “국방부에는 장관과 장군, 썩은 약탈자와 쓰레기 같은 오합지졸들만 있는 게 아니라 러시아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도 있다. 그들은 끝까지 물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서 지난 3일 군 지휘부를 공개 비판한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 그에게 동의한다. 잘했다”고 말했다. 카디로프는 이달 초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리만을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기자 리만 지역 군 지휘부를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최전방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모우소프는 “모스크바에서 최대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뒤처리를 할 것이다. 내 말을 믿어라. 모든 게 완벽하게 관리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용병 기업 ‘바그너(와그너)그룹’을 창설한 러시아 기업인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지난 3일 카디로프의 발언을 옹호하면서 군부 비판에 합세한 바 있다. 그는 군 지휘관들을 겨냥해 “이 놈들은 맨발에 기관총만 들려 전선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푸틴과 가까운 인물이며, 바그너그룹의 용병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등의 전투에 직접 참가하고 있다.

잇단 공개 비판이 조율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푸틴 대통령은 측근을 희생하고 실패를 인정할지, 아니면 쇼이구 장관을 경질하지 않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고민에 빠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한편, 지상전에서 밀리며 공습에 집중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6일 남부 자포리자시의 아파트를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현지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올렉산드르 스타루흐 자포리자주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공격으로 5층짜리 아파트가 파괴되면서 적어도 한 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적군이 또 미사일 공격을 했다. 대피소에 머물러 있으라”고 주민들에게 촉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자국군이 10월에만 남부 헤르손주에서 500㎢ 규모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2023 서울 국제 블루스 페스티벌
▶▶한겨레의 벗이 되어주세요 [후원하기]▶▶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