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이태원 사고현장에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권도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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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일대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인명 피해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대규모 참사가 또 일어난 것이다.
소방당국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해 30일 오전 9시 기준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쳐 총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014년 4월16일 제주도 수학여행을 위해 세월호에 탑승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사망하고 142명이 부상했다. 사상자 대부분이 고등학생이었다. 배가 침몰하는 과정이 방송으로 생중계돼 시민들이 큰 충격을 입었다.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과 해경의 늑장 구조가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번 사고는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로는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후 가장 피해 규모가 크다. 서울 서초구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면서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다. 그 전인 1994년 10월에는 성수대교 중간 부분이 무너져서 통행하던 시내버스와 차들이 그대로 추락했다. 버스로 등교하던 무학여고 학생 등 32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쳤다. 두 참사의 원인은 부실 공사에 따른 ‘인재’로 드러났다.
그밖에도 다수의 인명이 희생된 사고는 간간이 있었다. 1993년 10월 전북 부안 인근 해역에서 서해 훼리호 침몰 참사로 승객 292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에는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사망자 192명, 부상자 151명 등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4년 2월에는 경주 양남면의 코오롱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부산외대 학생 등 총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쳤다.
압사 사고로는 2005년 10월 경북 상주시 시민운동장에서 콘서트 관람을 위해 시민 1만여명이 갑자기 몰리면서 11명이 사망하고 145명이 다친 사례가 있다. 이 사고 이후 정부는 야외 공연장을 포함해 관람객 1000명 이상 규모의 공연을 할 때는 사전에 안전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2014년 10월에는 경기 성남 판교 야외공연장의 환풍구가 붕괴해 환풍구 덮개 위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사람들이 약 20m 아래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숨졌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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