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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한동훈 "황운하, 직업적 음모론자"발칵…與배현진도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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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장관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말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 국민의힘 의원조차 “한 장관이 황 의원을 지칭한 건 아닐 것”이라는 취지로 엄호했지만, 한 장관이 재차 황 의원을 지칭한 게 맞는다고 밝히면서 결국 이날 예결위 첫날 종합질의는 파행했다.

음모론자 발언은 7일 저녁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과의 문답 중 나왔다. 조 의원은 “이태원 참사가 한 장관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교통방송(TBS)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만들고 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민주당 전체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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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국민의힘 김기현, 권성동 의원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고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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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 장관은 “저는 김어준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서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그리고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황운하 의원이 지난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한 장관이 추진 중인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 원인이 됐다는 취지로 말한 걸 언급한 것이다. 한 장관은 또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있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법무장관이 왜 나오냐”며 “허무맹랑한 소리”라고도 했다.

한 장관의 발언이 끝나자 여야 의원들은 서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며 진위를 따져 들었다. 먼저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동료 의원을 정치적 음모론자라고 평가하는 국무위원의 발언은 경악스럽다”고 했고, 김한규 민주당 의원도 “황 의원이 주장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다르다고 얘기하면 되는 건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한 장관을 엄호했다. 이철규 의원은 “특정 방송인이 계속해서 사실과 다른 음모론적 발언을 한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저는 분명히 직업적 음모론자라는 것이 특정 방송인을 지칭해서 한 발언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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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의원은 “황 의원을 향해 직업적인 음모론자라고 했다면, 여러 민주당 의원들이 지적한 대로 국무위원으로서의 품격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저도 판단한다. 그 부분은 사과해야 한다”며 “우원식 위원장님이 직접 한 장관에게 황 의원을 향해서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하신 건지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우 위원장과 한 장관 사이엔 다음과 같은 발언이 오갔다.

▶우원식=“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이야기한 것에 황운하 의원이 포함돼 있느냐”

▶한동훈=“김어준 씨와 황운하 의원 둘 다 포함된 얘기다.”

▶우원식=“아무리 본인 뜻과 다르더라도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직업적인 음모론자라고 하는 것은 배현진 의원의 말대로 매우 잘못된 이야기다. 사과하실 의사가 있나.”

▶한동훈=“저는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이 말을 들은 우 위원장은 잠시 멈칫했다. 그는 “국무위원이 국회의원을 향해 직업적인 음모론자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양당 간사에 협의를 요청하며 정회를 선포했다. 약 50여분 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우 위원장은 재차 사과의 뜻을 물었으나, 한 장관은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이 국무위원으로서는 정말 부적절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김일성주의자’로 칭한)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수준의 막말을 한 것”이라며 “모욕죄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는 것을 포함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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