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작 게임의 마케팅 비용이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3분기 성적을 갈랐다. 엔씨소프트가 신작 게임 호조로 지난 3분기에 호실적을 나타낸 가운데 넷마블과 컴투스는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11일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매출이 6042억원, 영업이익은 1444억원, 당기순이익은 18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50%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83% 올랐다. 지난해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리니지W'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평가다. 리니지W 매출은 2021년 4분기부터 반영돼 당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번 분기에도 모바일 게임 매출(4373억원)의 절반가량인 1971억원을 차지했다.
마케팅비·인건비 등 영업비용은 올해 들어 계속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인건비는 전 분기 대비 8% 감소한 1897억원, 마케팅비는 35% 감소한 38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두드러졌던 공격적인 개발자 채용이 더는 진행되지 않았고, 별다른 신작 출시도 없어 마케팅비를 집행할 유인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복리후생비 감소와 효율적인 비용 집행 등으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신작에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1998년 출시한 게임 '리니지'의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해왔지만, 신규 고객을 유입하려면 새로운 IP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회사 안팎에서 줄곧 제기돼왔다. 이날 실적 발표회에서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내년에 출시할 게임 'TL'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이용자층을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넷마블은 올해 3분기 매출이 6944억원, 영업손실은 380억원, 당기순손실은 27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적자 전환했다. 넷마블은 "지난 7월 28일 출시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차입금 관련 환산 손실도 큰 폭으로 증가해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상승했음에도 적자를 나타낸 데에는 각종 비용 증가가 기인했다. 넷마블의 올해 3분기 인건비는 2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으며 마케팅비도 1449억원으로 같은 기간 44% 증가했다. 넷마블은 "잼시티 관련 퇴직위로금 지급으로 인건비가 증가했으며 지난 6월 출시한 신작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로 마케팅비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잼시티는 넷마블의 미국 자회사로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컴투스 역시 신작 게임 영향으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지만,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컴투스는 이날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3분기에 매출 1862억원,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2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4.7% 상승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87.7%, 63.7% 하락했다. 컴투스는 "신작 게임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이 흥행하며 역대 최대 3분기 매출을 달성했다"며 "다만 신작 출시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과 개발 인력 강화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컴투스의 마케팅비는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상승했고, 인건비도 418억원으로 같은 기간 57% 증가했다.
이날 컴투스홀딩스 역시 영업비용 증가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컴투스홀딩스는 컴투스의 지주사로 블록체인 등 웹3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3분기 매출이 322억원, 영업손실은 6억원, 당기순손실은 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작 게임 '워킹데드: 올스타즈' 출시로 이전 분기 대비 매출이 소폭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특히 신작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대폭 상승하면서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35% 늘며 적자 전환했다. 컴투스홀딩스의 3분기 마케팅비는 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상승했다.
한편 11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일 대비 13.41% 올랐다. 이날 전반적인 주가 급등 덕에 컴투스 주가는 0.41%, 넷마블 주가는 4.98% 상승했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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