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열린 대표팀 첫 공개 훈련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도하 | 권도현 기자 |
국내파는 ‘체력 끌어올리기’ 초점
막 합류한 유럽파는 ‘회복’에 집중
황희찬 부상 예방 차원 ‘휴식’ 지시
손흥민도 당분간 훈련 강도 조절
무더위 등 현지 환경 적응도 신경
벤투호는 쉴 틈이 없다. ‘꿈의 무대’가 열리는 월드컵 현장에 첫발을 내디딘 첫날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16강 진출의 의지를 다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53)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4일 카타르 도하의 베이스캠프인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1시간가량 훈련을 소화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훈련의 시작을 알렸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선수들은 지칠 법도 했지만, 다행히 얼굴에선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사이클을 타며 몸을 풀었고, 가벼운 볼 돌리기로 감각을 일깨웠다. 대표팀 본진이 카타르에 도착한 지 불과 12시간 만에 진행된 훈련이었다.
벤투 감독이 10시간여의 긴 비행과 6시간의 시차도 감수한 채 첫 훈련을 서두른 것은 역시 선수단의 컨디션 문제 때문이다.
대표팀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국내파 선수들이 시즌을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 시즌이 한창인 유럽파는 컨디션은 좋지만 직전까지 경기를 치렀기에 회복이 필요하다.
서로 다른 환경에 놓인 두 그룹 선수들의 몸 상태를 같은 흐름으로 끌어올리는 게 벤투 감독의 숙제였다. 예년 같으면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 테스트 같은 체력 훈련을 꺼내들겠지만, 이번 대회는 본선 첫 경기까지 10일밖에 남지 않은 터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이 홀로 쓰는 천연잔디 두 면을 체력과 전술 훈련으로 용도를 나누며 훈련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아무래도 이날은 체력에 힘을 기울이는 눈치였다.
벤투 감독은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와 함께 4년간 관찰했던 선수들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해법을 마련하고 있다는 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개별 선수들이 평소 소집 때 유지했던 몸 상태에 최대한 맞춰야 24일 우루과이와의 본선 첫 경기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이 체력만큼 신경을 쓰는 것은 부상 문제다. 이날 합류한 유럽파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호소하자 예방 차원에서 과감히 휴식을 지시했다. 16일 마지막으로 합류하는 손흥민(토트넘) 역시 추가 치료와 회복이 필요한 상태라는 점에서 당분간 훈련 강도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여름철 같은 무더위를 자랑하는 카타르 현지 적응도 빼놓을 수 없다. 황의조(올림피아코스)는 “날씨를 비롯해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17일과 19일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씩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본격적으로 우루과이전을 준비한다.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정확한 몸 상태를 파악해 우루과이전을 준비하겠다. 첫 경기는 모두가 좋은 컨디션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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