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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MBC 전용기 배제가 “헌법 수호”라는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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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언론자유 위축시키는 위협적 발언”

민주 “대통령 비뚤어진 언론관 강요말라”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로 들어서면서 기자들과 출근길 문답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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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문화방송>(MBC) 취재진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이유에 대해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 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의 일환으로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순방 중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처음 보도한 문화방송을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에서 배제한 결정을 ‘헌법 수호’와 연결지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문화방송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가 선택적 언론관이 아닌가’라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도 입법, 사법, 행정과 함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4개의 기둥”이라며 “언론 자유도 중요하지만,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책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사법부가 사실과 다른 증거를 조작해 판결했다면 국민께서 ‘사법부는 독립 기관이니까 거기에 대해 문제 삼으면 안 된다’고 할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전용기 내에서 친한 기자 2명을 따로 불러 면담한 것에 대해선 “개인적인 일이고 취재에 응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용기는 공적인 공간이지 않나’라며 질문이 거듭되자 “(다른 질문) 또 없으십니까”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화방송 기자가 집무실로 이동하는 윤 대통령을 향해 “문화방송이 무엇을 악의적으로 했다는 것이냐”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반말로 “예의가 아니지”라고 막아서며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변인실은 이후 ‘문화방송이 악의적인 이유 10가지’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 자료까지 내어, 문화방송을 적극 비판했다. 문화방송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가 미국 의회를 겨냥한 것처럼 자막을 달았다는 등의 내용이다.

문화방송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대통령 발언에 대한 언론의 보도와 검증, 비평 활동에 대해 행정부 수반이자 국가 원수가 명확한 근거 없이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악의적 행태’라고 말한 것은 헌법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위협적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우리 헌법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진다”며 “언론이 대통령의 잘못을 보고도 모른 채 눈감아야 하느냐. 윤 대통령은 비뚤어진 언론관을 언론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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