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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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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중국에서 반년만에 사망자 속출… 봉쇄 지역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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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이어 스자좡·우한 도심 봉쇄

경향신문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중국 베이징 중심지 차오양구에서 21일 한 시민이 오전 러시아워임에도 한산한 거리를 가로지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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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펴온 중국에서 반년 만에 코로나19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정밀 방역’ 전환에 이어 방역 완화를 고려하던 당국은 봉쇄 지역을 확대하면서 방역 고삐를 다시 죄고 있다.

21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수도 베이징에서는 지난 19∼20일 코로나19 환자 3명이 숨졌다. 이번 사망자 발생은 장기간 봉쇄가 이어졌던 상하이에서 지난 5월 26일 1명이 숨진 뒤 6개월 만이다.

베이징 방역당국은 사람들이 모이는 활동을 줄이도록 하고 외출 자제를 당부하는 등 방역 강화 방침을 밝혔다. 당국은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일부 지역의 사우나와 PC방, 헬스클럽, 영화관 등 실내 밀집 시설을 폐쇄하고 식당 내 식사를 금지했다.

다른 도시들에서도 확산세는 심상치 않다. 인구 1100만명인 허베이성 성도(省都) 스자좡은 이날부터 25일까지 닷새 동안 장안구(區) 등 도심 6개 구에 대해 사실상 봉쇄 조처를 내렸다. 봉쇄 지역은 가구마다 한 명만 24시간 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시하고 생필품 구매를 위해 2시간 외출할 수 있다. 식당, 상업시설, 체육관 등 실내 밀집 시설이 폐쇄됐고, 생산시설은 외부와 접촉을 차단한 폐쇄 루프식 조업에 들어갔으며 초·중·고교는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스자좡은 중국 방역 당국이 방역 완화 20가지 조처를 발표하자 지난 13일 거리 곳곳에 설치했던 PCR 검사소를 철거하고, 대중교통 탑승 때 하던 PCR 검사 확인도 중단한 바 있다.

후베이성 성도 우한도 이날부터 닷새 동안 도심 5개 서취(구 아래 행정단위)를 봉쇄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정밀 방역을 고수하며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하이주구만 봉쇄했던 광둥성 광저우는 이날 바이윈구를 전면 봉쇄해 주민 외출을 막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다. 또 톈허, 황푸, 쩡청 3개 구는 식당 내 식사 금지, 실내 밀집시설 영업 중단, 초·중·고 온라인 수업 전환 조처를 내놨다. 산시(陝西)성 한청시가 도심 주요 지역을 전면 봉쇄했고,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난강구와 다칭시 가오신구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중국에서는 지난 16일 이후 나흘 연속 신규 감염자가 2만명을 넘어서 올해 봄 코로나19 확산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중국 80세 이상 인구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자는 66% 수준이고 부스터샷 접종까지 마친 경우는 40%에 불과하다. 미국 노인들의 백신 접종률이 90% 이상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코로나19 피해가 늘자 방역 해제를 기대한 일각의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 일부 지역의 과도한 방역을 비판해온 중국의 관변 언론인 후시진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완전한 방역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적어도 내년 봄까지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이런 논의는 무의미하고 사회적 혼란과 불안만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봉쇄 지역을 줄이고, 사회적인 활동 제한 시간을 단축한다면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면서 대다수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으니 성공적인 것”이라고 당국의 정밀 방역 정책을 지지하면서 성급한 ‘위드 코로나’ 기대감에는 선을 그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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