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업계 10대 키워드로 '소비심리 악화'가 선정됐다. 고물가와 소비심리 저하로 유통기업 수익성은 악화되고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유통 시장 환경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객중심 경영과 디지털전환(DX)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상의회관에서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고 내년 유통시장의 변화와 판도를 미리 조망해보는 '2023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제조, 유통, 물류, 금융업계 등 500여명이 참석해 대면 행사 중 가장 많은 인원이 국제회의장에 모였다.

대한상의가 유통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22년 소비시장 10대 이슈'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 최대 이슈는 '소비심리 악화(51.3%)'다. 이어 업태간 경쟁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30.7%), 고물가로 인한 출혈 압박(25.7%), 오프라인업태의 온라인 사업 진출(24.0%), 일상회복으로 온라인소비 둔화(21.3%), 배송 전쟁(20.0%), 가성비 탄단지의 편의점 도시락 인기(17.3%), 코로나 재난지원금(14.0%), 유통기업의 디지털전환 확산(13.3%),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논란(12.7%)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영 환경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경희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상무는 “대형마트는 내식수요 증가로 식료품 매출은 견조하겠으나 가전, 가구 등 내구재의 소비 둔화가 실적 반등을 제약할 것”으로 내다봤고 “백화점은 최근 자산가격 하락, 금리인상과 더불어 해외 여행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산업 침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객 중심 경영과 디지털전환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이날 기조강연 첫 발표자로 나선 김명구 모니터 딜로이트 파트너는 “3高(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시대를 거치며 서비스 효율과 품질을 관리하지 못한 기업들이 낙오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행동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시장내 경쟁력이 한순간에 상실될 수 있는 시대에는 매장도, 벨류체인도, 서비스모델도 완전하게 고객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전환 내재화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됐다. 백인수 일본 오사카대 교수는 “DX는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단계에서 수익모델로서 DX를 구축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DX 정착을 위해서는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며 전사적으로 DX를 내재화하기 위한 인재와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업형슈퍼마켓과 편의점은 각각 온라인배송 거점 활용과 상품 차별화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근 마켓링크 상무는 “옴니채널 전략 상품의 차별화와 디지털기반 운영비용 효율 강화, 상권 특성에 맞춘 점포별 개성화 전략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재석 BGF리테일 상무는 “업계는 MZ세대 소비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확대하고 편의점 기반의 콘텐츠 영역(드라마, 예능 등) 확장, 건강■친환경 등 가치소비 상품정책 강화로 대응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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