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내 물질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 발현량과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진행 관계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아토피피부염 치료 약물의 기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남기택·피부과학교실 박창욱 교수 연구팀은 RAB25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피부 보습력에 관여하는 케라토하이알린과립 생성이 저해돼 필라그린이라는 보습 인자가 줄어 아토피피부염이 악화한다고 밝혔다.
프로 필라그린은 피부를 형성하는 단백질 뭉치인 케라토하이알린과립 안에서 필라그린으로 숙성돼 피부 보습 인자를 만든다. 기존에 연구팀은 피부 보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RAB25 단백질의 결핍이 피부의 수분 손실을 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RAB25 단백질 발현량이 필라그린 생성에 미치는 영향과 원리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 결과, RAB25 단백질이 세포 운동성을 촉진해 프로 필라그린이 케라토하이알린과립에서 필라그린으로 숙성하는 과정을 도와 피부 보습력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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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운동성 증가해 아토피 증세 호전
또 연구팀은 정상 피부와 아토피피부염의 세포 단백질 발현량을 비교·분석해 RAB25 단백질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그 결과 아토피피부염에서 RAB25 단백질 발현량은 정상 피부 샘플의 RAB25 단백질 발현량의 36분의 1로 현저히 적었다. 이를 통해 RAB25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마우스 실험에서도 RAB25 단백질이 결핍됐을 때 세포 운동성이 떨어지면서 필라그린 양이 줄며, RAB25 단백질 결핍이 아토피피부염 중증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옥사졸론을 투여해 피부 건조를 유발했을 때도 RAB25 단백질이 없는 마우스에서의 아토피피부염 발생 범위(200㎛)가 정상 마우스(25㎛)보다 8배 넓었다.
연구팀은 약물 검증을 진행해 아토피피부염 치료 약물 개발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피부 세포를 회복시키는 칼펩틴을 RAB25 단백질이 결여된 마우스에 주입한 뒤 경과를 관찰했더니 칼펩틴을 투여받은 RAB25 단백질 결여 마우스에서 세포 운동성이 증가하면서 필라그린 발현량이 늘어나며 아토피피부염 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남기택 교수는 “RAB25 단백질 결핍이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를 높인다는 것과 필라그린의 숙성 원리 규명을 통해 피부 보습력이 개선되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찾아낸 치료 약물 기전을 통해 아토피피부염을 극복하는 데 도움되는 연구를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지’ 최신호에 실렸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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