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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제2 n번방’ 주범 ‘엘’ 잡았다...호주서 현지경찰과 공조해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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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서 장기간 범행 이어가
인터폴 수배 한달만에 호주서 검거
범죄인 인도 절차 통해 국내 송환 방침


매일경제

호주에서 검거된 ‘제2 n번방’ 주범 ‘엘’ 체포 사진<사진제공=서울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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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n번방’ 사건의 주범 ‘엘’로 지목된 용의자가 호주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용의자를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2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는 20대 중반 남성 A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지난 23일 검거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엘’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A씨는 2020년 12월 말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미성년 피해자 9명을 협박해 만든 성착취물을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호주 영주권을 취득하지 않은 한국 국적의 피의자인 것으로 파악했으며, A씨가 제작한 사진과 영상 등은 1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2019년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불꽃’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시로 텔레그램 대화명을 바꾸고, 성착취물 유포 방 개설·폐쇄를 반복하면서 장기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본인이 다른 피해자라고 가장하거나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협박하는 등 ‘1인 3역’을 소화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분석해 A씨의 신원을 특정해 지난달 1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이달 23일 현지 경찰과의 공조 수사로 시드니 교외에 있는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140여 차례 압수수색 영장 집행과 A씨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면담을 통해 추적할 수 있었다. A씨는 영상이나 사진을 온라인상에서 내려 받았을 뿐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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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검거된 ‘제2 n번방’ 주범 ‘엘’ 체포 사진<사진제공=서울경찰청>


경찰은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A씨를 국내로 송환할 방침이다. 송환에 앞서 호주 경찰이 A씨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및 제작 혐의’로 현지에서 기소할 수 있도록 협력할 예정이다. A씨 신상공개 여부는 신상공개위원회를 거쳐 인적사항이나 직업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주범이 붙잡힌 만큼 공범과 방조범을 검거하기 위한 국내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경찰은 피해자를 유인·협박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공범 3명을 구속했다. A씨가 제작한 영상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판매하거나 특정 사이트에 피해자 신상정보를 게재한 피의자 3명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이외에 성착취물을 유포·소지하거나 시청한 5명도 불구속 상태로 송치하고 나머지 공범과 방조범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는 총 21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호주에 파견돼 범인 검거에 기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확대해 디지털 성범죄가 완전히 척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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