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한 尹 "우리에겐 우승팀"…손흥민 '포르투갈전 주장 완장' 尹 왼팔에 채워줘
윤석열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환영 만찬에 입장하면서 파울루 벤투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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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8일 저녁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축구 국가대표팀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2시간여 동안 만찬을 함께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먼저 영빈관 2층 리셉션장에서 참석자들을 맞이해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부상 투혼’을 펼친 손흥민 선수 손을 잡으며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또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2골을 넣은 조규성 선수에게 "헤딩 너무 잘 봤어요"라며 크게 웃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는 “우리 감독님 고맙습니다. 저도 2002년에 문학경기장에서 포르투갈 경기하는 거 직접 봤습니다. 직접 뛰셨다면서요. 끝나고 같이 보러 간 사람들끼리 얼마나 파티도 하고 그랬는지…”라며 반겼다.
이 자리에서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는 포르투갈전 승리 때 착용한 노란색 주장 완장을 윤 대통령 왼팔에 직접 채워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어려운 경기를 잘 해낸 것처럼 저도 대통령으로서 국가가 어려운 일에 처할 때마다 책임감을 갖고 일을 잘하겠다"라며 "여러분이 보였던 투혼, 저도 보이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환영 만찬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대회 주요 영상 시청, 윤 대통령 환영 인사, 벤투 감독과 손흥민 선수의 답사, 선물 증정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 오른쪽에 벤투 감독이, 김 여사 왼쪽에 손흥민 선수가 각각 앉았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에서 "여러분은 우리 국민에게는 이 월드컵 우승팀"이라며 "여러분의 젊음과 열정이 안팎으로 어려운 나라와 힘든 국민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셨고, 여러분의 투혼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는 세계 인류의 공통 언어인 동시에 노래이자 춤이다. 축구를 통해 세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믿음을 오래전부터 갖고 있다"며 "여러분은 운동선수를 넘어 평화의 전도사"라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또 "여러분의 축구 인생에서 더욱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기를 바란다"며 "국민을 대표해 고생하고 오신 여러분들에게 소찬이나마 함께하고 고생한 얘기를 좀 듣는 것이 하나의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6년 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에선 더욱 좋은 조건에서 더욱 자신감을 갖고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정부를 대표해 여러분을 더 강력하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사말 도중 감격한 듯 목이 메기도 했던 윤 대통령은 "우리 월드컵 대표 선수단과 벤투 감독님의 건승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서 4년이 좀 넘는 긴 여정이었는데, 같이한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주시고 환영해주신 대통령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4년간의 여정 동안 굉장히 행복했다"며 "여기 계신 모든 분의 커리어에도 행운이 있기를 빈다. 한국 국민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빈다"고 말했다.
손흥민 선수는 "4년 동안 많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선수들의 노력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많은 환영을 받았다"며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앞으로도 저희 선수들은 이 기억을 잊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더욱더 빛나게 할 수 있도록 축구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노력을 할 테니 지금처럼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잘 지켜봐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강인 선수는 선수단을 대표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축구공과 유니폼을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답례로 친필 서명과 함께 'Again Korea(다시 대한민국) 카타르 16강 진출 국민과 함께 축하합니다'라고 적은 대표팀 유니폼을 손흥민 선수에게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선수들의 사인 축구공을 가슴으로 받아 트래핑하는 장면을 선보이기도 했다고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포르투갈 경기가 끝난 새벽 똑같은 장면을 계속 보면서 울컥해 했다"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 경기를 떠올리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자긍심과 격려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직접 "벤투 감독님 파이팅", "대한민국 선수단 파이팅"을 외쳤다. 조규성 선수와 어깨동무를 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선수들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에 전시하겠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보쌈이 주메뉴로 나온 만찬에는 21명의 선수단과 코치진, 조리사와 팀 닥터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과 안상훈 사회수석이 배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국가대표팀이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통령 전용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이 부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카타르에 나가 있던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와 실무 협의까지 했으나, 결국 현지에서 국가대표팀 귀국을 위한 2개 노선의 민항기 항공편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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