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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시진핑 손 잡은 빈살만...美 보란듯 '화웨이 대규모 투자'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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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8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수도 리야드 왕궁에서 만나 “양국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상이 서명한 투자 양해 각서(MOU) 규모는 34개 분야 300억 달러(39조 원)에 이른다. 사진 중국 신화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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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39조원 대 투자 양해 각서(MOU) 체결에 화웨이도 포함됐다. 미국은 이미 2019년부터 화웨이의 정보 유출을 이유로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제재해왔다.

사우디가 그런 화웨이의 기술을 받아들이기로 한 건 대미 외교 전선에서 중국과 뜻을 같이한다는 의사 표시다. 중국이 중동의 리더 국가를 우군으로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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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8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7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문 때와는 달리 6년 만에 찾은 시 주석을 극진하게 환대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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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8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 왕궁에서 만나 “양국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양 정상은 34개 분야 300억 달러(39조 원) 규모의 투자 양해 각서(MOU)에 서명했다.

투자 협정의 핵심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의 주력 사업인 신미래도시 ‘네옴(NEOM) 시티’ 건설이다. 사우디는 석유 이후 시대에 대비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국토 동쪽 홍해와 인접한 아카바만 인근에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1/4 크기인 2만6500㎢ 면적의 네옴 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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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현재 국토 동쪽 홍해와 인접한 아카바만 인근에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약 1/4 크기인 2만6500㎢ 면적의 ‘신미래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 tomorrow.cit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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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사우디의 새로운 미래도시, 중국 기업이 각인한다’는 현지 보도를 통해 네옴 시티 건설에 참여하는 중국 기업들의 현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중국철건국제그룹은 도시 건설 핵심 프로젝트인 6개 터널 공사를 수주했고, 중국건설유한공사는 스페인과 공동으로 도심 교통망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고 통신은 밝혔다.

여기에 화웨이가 스마트도시 모바일·통신 분야 인프라 구축을 관장한다. 5G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플랫폼 구축을 맡아 글로벌 선도 디지털 도시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양양(楊楊) 화웨이 사우디 지사장은 “화웨이는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통신, 클라우드, AI 분야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통신망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카림 중국전력건설그룹 네옴시티 프로젝트 담당 역시 “중국과 사우디가 녹색 미래도시를 만드는 데 협력하고 있다. 사막에서 미래의 꽃을 피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이노베이트 모터스(Enovate Motors)의 연간 10만 대 규모 자동차 공장 건설과 30만 채의 주택 건설 계약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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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2022 전시장 내 화웨이 부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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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미국의 중국 제재의 상징으로 꼽혀온 기업이다. 민간기업으로 돼 있지만 중국군, 정부기관에 통신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혹과 함께 미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미국 정부는 영국과 유럽 등 동맹국들에도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말라고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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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7월 15일 사우디 제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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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초기 빈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사우디를 국제적으로 ‘왕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지난 7월 원유 증산을 위해 사우디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아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사우디는 지난 10월 하루 200만 배럴 원유 감산 결정을 내렸다.

결국 중국은 미국과의 틈새를 비집고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안착했다. 시 주석은 10일까지 중국-아랍 정상회의,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귀국한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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