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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 마지막날까지도 … 예산안 협상 결국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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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여야정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 <한주형 기자>


여야가 결국 9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에 실패했다. 법인세 인하 등과 관련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데다 후속 작업까지 고려하면 일러야 11일에나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최장 지각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날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여야 간 추가 협상에 따른 수정안이 마련돼 합의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정기국회 안에 예산안을 통과시키려면 결국 제출돼 있는 정부 원안이나 민주당이 예고한 수정안 처리 방법뿐"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양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여야정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는 고성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 주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와 관련해 민주당이 요지부동이다. 민주당은 의장 중재안도 거부했다"며 "일단 법인세 합의가 돼야 한다. 아직 (예산안) 감액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 역시 "여전히 쟁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박 원내대표와 원내 지도부는 단독 수정안을 들고 김 의장을 방문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 8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독 수정안을 발의하겠다고 경고한 대로 실제 실행에 나서려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박 원대대표는 김 의장에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위해 이날 본회의를 열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지난 8일 열린 본회의에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보고했고 72시간 내 본회의를 열어 표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본회의 개의를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은 "수정안을 받을 수 없다"며 "오늘이라도 여야가 예산안 협의 절차를 거쳐달라"고 거부했다. 그는 이 장관 해임건의안만 처리해 달라는 민주당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의장은 정부 원안 역시 여야 간 합의가 없다면 통과시킬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국회는 감액만 가능할 뿐 증액은 정부 동의를 얻어야 한다. 민주당 단독 예산안을 정부가 동의할 리가 없기 때문에 정부 원안에서 감액만 한 민주당표 예산을 제출할 텐데 이렇게 되는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 의장이 이를 받아들여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키게 돕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여야가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법정 시한을 지킨 것은 2015년과 2021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두 해밖에 없었다. 2020년도 예산안은 2019년 12월 10일, 2019년도 예산안은 12월 8일, 2018년도 예산안은 12월 6일에 통과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11일에야 처리 가능한 상황이라 역대 최장 지각이란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예산안은 10일 열리는 12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12월 임시국회는 양곡관리법·방송법·안전운임제 등 야당이 단독 처리 법안 때문에 첩첩산중이다. 한국전력공사법 개정안도 다시 한 번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올해 안에 예산안 통과에 실패해 준예산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온다.

[우제윤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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