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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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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게임학과 학생들의 좌충우돌 하늘섬 개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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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섬 타이틀 (사진출처: BIC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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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게임학과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게임 개발에 필수적인 아트, 게임 디자인, 기획 및 프로그래밍 외에도, 학과생들의 상호 협업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무적 경험을 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여러 대학교에서 게임학과가 개설되거나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몇몇 대학교의 게임학과는 지스타 등 여러 게임쇼에 부스를 내고 참가하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소개할 '하늘섬'도 그런 학생들의 작품이다. 하늘섬은 BIC 2022나 BIGS 2022, MWU 코리아 2022 등 다양한 게임쇼 및 시상식에서 후보에 오르거나 최고의 게임 등을 수상한 인디게임으로, 자연물과 풍경을 수려하게 구현하고 짧은 시간 내에도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다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은 이 '하늘섬'이라는 게임의 결과물일 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잘 알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커리큘럼과 학과 내 팀원의 변화 속에서도 팀을 유지하고 우리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 개발자들의 모습을 제대로 만나보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이들의 작품 뒤에 숨겨진 게임학과 학생들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게임메카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팀 올림포스의 김익지 팀장과 박영준 프로그래밍 총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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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올림포스 박영준 프로그래밍 총괄(좌), 김익지 팀장(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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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섬 트레일러 (영상출처: 팀 올림포스 김익지 팀장 유튜브 채널)


게임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닌, 사람에 맞춘 게임 ‘하늘섬’

하늘섬은 청강문화산업대학교(이하 청강대) 3학년생 ‘팀 올림포스’의 졸업작품이다. 학생들이 기획부터 개발, 프로그래밍과 QA를 모두 완료했다. 게임은 하늘섬에 다시 가고 싶어하는 할아버지를 대신해 하늘섬 모험에 오른 '피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정체불명의 생명체에게 습격을 받아 하늘섬에 불시착한 피노는, 섬에 있는 다양한 캐릭터로부터 여러 이야기들을 듣고 상황에 따라 마주하는 적과 맞서 싸우며 네 개의 섬을 탐험할 수 있다.

1학기 당시 하늘섬은 적을 치유하거나 아군을 때릴 수 있는 등 시끌벅적한 상황이 유도될 수밖에 없는 멀티플레이 어드벤처 게임이었다. 졸업작품이니 만큼 시연에 초점을 둬 플레이타임도 짧았고, 대신 임팩트를 주는 방식을 택했다. 변화가 일어난 것은 2학기를 앞둔 시점이었다. 군입대나 취업 등의 사유로 팀 내 구성원에 변동이 생겼는데,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바로 프로그래머들이었다.

박 총괄은 당시에 대해 “프로그래밍 팀원이 저를 제외하고 전부 다 나가게 됐다. 어떻게 손을 더하기는 했지만 개발력이 버텨지지 않아 게임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게임 시스템의 근본이 바뀔 수밖에 없었던 사유를 설명했다.


▲ BIC 2022에서 공개됐던 하늘섬 1학기 빌드 (영상출처: 팀 올림포스 김익지 팀장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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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학기 빌드 스크린샷 (사진출처: BIC 2022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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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학기 빌드 스크린샷 (사진출처: 청강크로니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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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목표로 모인 팀 올림포스에게 중요한 것은 팀의 결과물이었기에, 쳐낼 것은 쳐내되, 넣지 못했던 요소를 더욱 세밀하게 도입하는 방향을 택했다. 1학기 및 BIC 2022 당시 공개했던 멀티플레이 기능은 2학기 및 청강대 졸업전시회에서는 제외됐고, 그 대신 비주얼 품질을 더욱 높였다. 서버 문제로 넣지 못했던 식생과의 상호작용도 이 과정에서 추가됐으며, 그 결과 풀밭을 걸으면 풀이 움직이는 등 사소하지만 몰입감을 살릴 수 있는 여러 기능의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최종 데모 빌드는 싱글 액션 어드벤처로 완성됐다. 대신 각 섬의 비주얼이 섬의 환경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하게 변했고, 함께 게임 내 탑승물이나 포토모드 추가, 보스 사냥 시스템 등에 변주를 줘 또다른 재미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게임의 볼륨도 늘어났다. 10분 내외의 시연 시간을 확보했던 이전 빌드와는 달리, 현재는 길게는 40분 가량이 소요되는 데모 빌드를 가지고 있다. 시나리오 진행 및 연출에도 보강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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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원들은 대부분의 남는 시간을 개발에 오롯이 투자했다 (사진제공: 팀 올림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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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에 참여한 팀 올림포스 18인 (사진출처: 청강크로니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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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글플레이로 변화한 대신, 상호작용과 이펙트가 더욱 풍부해졌다 (사진출처: 청강크로니클 공식 홈페이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졸업생들의 변화를 담은 팀 올림포스

앞서 언급했듯, 팀 올림포스는 청강대 졸업생들이 모인 개발팀이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기획, 프로그래밍, 아트, 디렉팅, QA까지 대부분의 업무를 직접 진행했다. 이 또한 수업의 일부로, 개발팀은 매주 수업과 개발을 반복하면서 개발 과정에서 생긴 변동사항이나 진행 상황을 매주 보고서로 작성해야 했다.

학교 커리큘럼의 일환이었던 만큼, 개발 과정에는 수업을 통해 배운 것들이 아낌없이 적용됐다. 프로그래머와 협업을 하는 방법이나 최적화를 배우는 수업부터 프로그래머를 위한 수학 수업까지, 여태까지 배운 강의의 내용을 아낌없이 적용했다. 게임 엔진을 유니티로 사용한 이유도 여기에서였다. 1학기 당시 테크 디렉터가 유니티를 오랫동안 사용해왔고, 다른 팀원들도 유니티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 크게 작용했다. 환경 조성이나 우수한 퀄리티의 3D 게임 개발을 위해 주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숙련도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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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게이머들이 들리고 간 하늘섬 부스의 마감 현장 (사진제공: 팀 올림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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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올림포스의 메시지 (사진출처: 청강크로니클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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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제외됐지만, 멀티플레이 요소를 넣은 것도 학과 커리큘럼에서 시작됐다. 함께 소형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김 팀장과 박 총괄은 당시 멀티게임을 만들었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에서 오는 재미와 묘를 알게 돼 멀티플레이를 추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상황과 흐름에 맞춰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 게임의 기틀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비슷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끔 했다.

이 모든 변화가 담긴 결과물 ‘하늘섬’은 지난 6, 7일 양일 간 판교 네오위즈 사옥 1층에서 진행한 청강대 졸업전시회 청강크로니클을 통해 공개됐다. 청강크로니클 오픈 기간동안 여러 동문이나 개발자들 외에도, 네오위즈에서 근무 중인 개발자들이 내려와 참여하고 평을 남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김 팀장은 “네오위즈 측에서도 시연 인증샷을 찍으면 추첨을 통해 간식박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함께 진행해, 많은 개발자분들과 관계자분들이 찾아와 도움이 되는 좋은 말을 남기고 가주셨다”며 당시를 소회했다. 함께 박 총괄은 “부스에 끊임없이 사람들이 왔다. 가장 걱정했던 게 플레이타임이 길다는 것이었는데, 끝까지 보스를 잡고 엔딩을 봐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며 청강크로니클을 통해 느낀 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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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그리고 다음

졸업 시즌이 다가오는 현재, 김 팀장과 박 총괄의 목표는 우선 취직이다. 멋진 경험을 선사해준 좋아하는 게임의 개발사로 가고 싶지만, 만약 취직이 되지 않으면 박 총괄은 4학년 과정을 이수하며 하늘섬의 멀티플레이를 다시금 구현해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김 팀장 또한 비슷하다. 원하는 목표에 들어맞는 회사에 취직해, 게임 개발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팀 올림포스는 졸업 전, 해산을 앞두고 게임 마무리 작업에 있다. 팀 올림포스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는 완전히 마무리된 하늘섬을 스팀에 공개해 많은 게이머들에게 소개하는 일이다. 현재 한국어 외에도 영어 로컬라이징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월 BIC 지원을 통해 타이페이 게임쇼 출전이 예정돼 있어, 번역기를 사용해서라도 중국어 로컬라이징에 도전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학생 수준인 게임이고, 아직 우리가 발견 못한 버그나 여러 문제점들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이걸 돈을 받는 건 아닌 것 같고, 우리의 마침표를 찍으면서, 또 우리가 나중에 생각날 때 언제든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라며 많은 게이머들의 스팀 라이브러리에 하늘섬이 담기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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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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