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옐런 美 재무장관 사임설 '솔솔'… 백악관 "순전한 추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폭스뉴스 "결단만 남아… 후임자도 정해져"

본인은 "그럴 계획 없다"… 백악관도 "오보"

미국 최초의 여성 재무부 장관인 재닛 옐런 장관이 취임 2주년이 되는 내년 초 조 바이든 행정부를 떠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유력한 후임 재무장관 후보 이름까지 거론됐으나 백악관은 “추측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세계일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재무부 산하 조폐창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포트워스=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옐런 장관의 사임 가능성을 거론하며 지난 2년간 그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비록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는 의도였으나, 시중에 돈을 너무 많이 푸는 바람에 인플레이션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폭스뉴스는 지적했다. 그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자 이번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금리를 인상하도록 압력을 가해 대출에 의존해 온 서민들의 생계를 힘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명문 예일대 출신의 친(親)민주당 성향 경제학자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준 부의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여성으로는 처음 연준 의장(2014∼2018)까지 지냈다. 오마바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하며 정부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옐런을 재무장관에 기용했다.

일각에선 최근 연방의회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자리를 공화당에 내준 것은 지난 2년간 행정부의 경제 운영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며, 바로 이 점에 옐런 장관이 책임감을 느낄 것이라고 본다. 이제 중간선거도 끝난 만큼 바이든 대통령에게 새로운 경제 수장을 고를 기회를 줘야 한다고 여긴다는 얘기다. 2024년 대선 재출마, 그리고 연임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앞으로 2년간의 경제 성적표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1946년생으로 올해 76세의 고령이란 점도 옐런 장관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분석했다. 23조달러(약 3경38조원) 규모의 미국 경제를 이끄는 일은 너무나 힘들기 때문에 재무부에는 예로부터 ‘장수하는 장관’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가 지난 2019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폭스뉴스는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물러나면 모이니한이 후임 장관에 임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보스=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폭스뉴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고경영자 브라이언 모이니한(63)이 가장 유력한 차기 재무장관 후보라고 보도했다. BOA는 자산 규모가 2조4000억달러(약 3134조원)로 JP모건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상업은행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BOA의 CEO가 된 모이니한은 그간 성공적인 경영으로 자산 규모를 키우고 은행 주가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옐런 장관은 폭스뉴스의 취재에 “(내각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백악관의 경우 폭스뉴스에 “그것(사임)은 옐런 장관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선 폭스뉴스의 이 보도, 그리고 옐런 장관의 향후 거취가 화제로 떠올랐다. “폭스뉴스 기사가 맞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그는 떠날 계획이 없다”(she has no plans to leave)고 답했다. 이어 폭스뉴스 기사를 “순전한 추측”(pure speculation)이라고 깎아내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