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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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4일 윤석열 정부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해 복권 없는 사면이나 가석방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졸렬한 생각” “모욕적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MB) 사면의 구색을 맞추기 위해 만기 출소가 반년도 남지 않은 김 전 지사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MB 사면을 위해 김경수 (전) 지사를 이용하는 것 같다”면서 “한마디로 치사한 사면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구 머리에서 이런 수준 낮고 졸렬한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사면 논의는 이명박에 의한, 이명박의, 이명박만을 위한 사면·복권 논의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기 의원은 현 정부의 특별사면 검토 방향에 대해 “구색 맞추기형 사면”이라면서 “당사자나 야권 전체로 봤을 때도 대단히 모욕적인 접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MB는 아마 (형기가) 15년 남았을 것이다. 김경수는 꼴랑 5개월 남았다”며 “이걸 어떻게 퉁칠 수가 있냐. 몸이 아픈 정경심 교수 정도는 (같이) 포함을 시켜야지 최소한의 균형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안 의원은 라디오에서 ‘정부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를 흔들기 위해 김 전 지사를 사면하려는 게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민주당 분열을 걱정해서 복권을 안 해주겠냐”면서 “또 다른 대권주자가 생기게 되면 당의 외연이 확대된다고 본다. 당이 더 든든해지는 촉매 역할을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부가 김 전 지사를 사면하되 복권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대해 “정치인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견제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가 사면·복권될 경우 그의 정치 행보가 존재감을 가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를 거쳐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 온 친문 진영의 적자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의 맞수나 대체제로 김 전 지사를 거론한다.
윤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MB와 김 전 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을 사면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 배우자 김정순씨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남편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사면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들러리가 되는 끼워넣기 사면, 구색맞추기 사면을 단호히 거부한다’는 뜻을 함께 전해왔다”고 밝히며 김 전 지사가 지난 7일 교도소 측에 제출한 자필 가석방 불원서를 공개했다. 김 전 지사는 가석방 불원서에서 “제 뜻과 무관하게 가석방 심사 신청이 진행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낳고 있어,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며 “나는 가석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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