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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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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아이 식욕 부진하면 폐렴 의심, 감염 취약자는 떨어져 생활해야 전염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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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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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독감 없어 올해 면역력 떨어져

출생 2개월 내 신생아 등 고위험군

습도·온도 유지 등 위생 관리 철저"



올겨울 증가하는 소아 폐렴



겨울철 아이들에게 흔한 호흡기 질환의 하나는 소아 폐렴이다. 춥고 건조하면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데다 폐렴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일부는 겨울에 유행한다. 은평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의윤 교수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지난 2년은 소아들의 활동이 거의 없어 바이러스 등이 많이 돌지 않았다. 폐렴을 비롯해 감기·중이염·세기관지염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의 발생도 적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소아들의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호흡기 감염이 전체적으로 많아졌고, 소아 폐렴 환자도 요즘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소아기에 발생하는 폐렴은 주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기도를 거쳐 폐로 가 염증을 일으키면 폐렴이 된다. 최 교수는 “영유아는 폐렴으로 진행하기 쉬운 호흡기 구조를 갖고 있다. 기도가 작고, 호흡을 돕는 흉벽이 단단하지 않으며 호흡 조절 중추가 미숙하다”며 “면역 자체도 미숙하기 때문에 보육 시설 등에서 소아들끼리 함께 있으면 바이러스 침투가 더 쉽고 폐렴이 잘 발생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폐렴 환자의 절반가량은 9세 이하다.



기저 질환 있으면 중증 악화 위험 커



겨울에는 독감·파라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유행한다. 이런 질환이 심해지면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최 교수는 “폐렴 유발균의 하나인 마이코플라즈마균은 3년 주기로 유행하는데, 최근 2~3년간 유행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아 폐렴의 증상은 감기와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열이 나고 기침을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폐렴 의심 증상으로는 열이 3일 이상 지속하고 기침이 심하며 호흡곤란이 있거나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라며 “특히 아기들이 좀 처지고 활동량이 감소하며 탈수로 소변량이 줄었거나 잘 먹지 못하는 경우엔 일단 병원을 가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 폐렴으로 진단받으면 약물치료·흡입치료 등을 받는데 보통 48시간 전후로 나아진다. 최 교수는 “소아 폐렴은 외래에서 치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가 잘 못 먹거나 처질 때는 입원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폐렴에서 회복하는 데는 아이의 면역력이 중요하다. 최 교수는 “소아에게서 폐렴 진단이 늦어져 악화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심한 상태에서 병원에 오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대부분 치료가 잘 된다”며 “다만 회복이 잘 되는 건강한 아이와 달리 기저 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폐렴에 걸렸을 때 회복이 더디고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2세 이하에서는 중증도가 높아진다. 미숙아, 출생 후 2개월 이내 신생아·영아, 만성 폐 질환, 선천성 심장 질환 영유아는 고위험군에 속한다. 최 교수는 “폐렴이 심하게 진행하면 흉막에 물이 차는 흉막 삼출이나 중증 폐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거나 기계 호흡이 필요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독감 백신, 지금이라도 바로 맞아야



아이가 폐렴에 걸렸으면 가족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가족 모두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신경 쓰고, 수건을 따로 쓸 것을 권장한다. 최 교수는 “건강한 성인은 괜찮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나 노약자는 감염에 취약하다. 이런 경우엔 서로 좀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고령자에게 폐렴은 주요 사망 원인의 하나다. 통계청의 사망 원인 통계(2021)에 따르면 폐렴은 암·심장병에 이어 3위다. 암 환자나 심뇌혈관 질환으로 후유증이 있는 사람은 특히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 당뇨병 환자와 만성 호흡기질환자도 폐렴 고위험군이다. 성인 폐렴 환자의 20~30%는 증상이 없다가 늦게 폐렴을 진단받기도 하므로 고위험군 가족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아 폐렴에서는 일상에서 영양을 잘 챙기고, 개인위생을 잘 지키는 것이 도움된다. 최 교수는 “평소 건강한 아이에게는 폐렴이 큰 병은 아니나 위생 관리와 영양으로 기본적인 면역력이 다져 있어야 폐렴에서 회복이 잘 된다”고 말했다. 겨울에 집안 습도는 40~60%, 온도는 20도 정도를 유지하면 된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바이러스가 기관지에 침투하기 쉽다.

아이가 폐렴에 걸렸으면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하는 게 좋다. 최 교수는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지므로 베개를 사용해 머리를 조금 높여주거나 등을 약간 세워주면 아이들이 덜 힘들 수 있다. 가래를 배출할 때 등을 두드려주는 것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아직 독감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늦었다고 생각지 말고 접종할 것을 권한다. 독감 백신은 적극적으로 면역을 획득하는 방법의 하나다. 폐렴 등 독감 합병증은 소아·고령층·만성질환자에게 잘 발생한다. 최 교수는 “최근 2년 정도 독감이 많이 돌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는 전체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있단 얘기가 있다”며 “호주에서는 계절상 겨울이던 지난 7~8월에 독감 환자가 많았는데 우리나라도 이번에 독감 유행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감은 봄까지 유행하고, 예방접종 후 면역이 생기는 데는 2~3주가 소요되므로 지금이라도 바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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