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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 "北, 지난달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그룹에 무기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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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그룹에 무기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달에 와그너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면서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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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그너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지원하는 용병회사로 우크라이나는 물론 시리아와 아프리카 등 러시아가 개입한 분쟁 지역에서 잔혹함으로 악명을 떨쳤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과정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와그너그룹에 판매한 무기의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북한이 전달한 무기의 규모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면서 “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면서 “와그너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북한은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별도 성명을 통해 “와그너의 북한 무기 구매는 북한에 금지된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가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돼 한반도 불안정에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이번 무기 구매가 북한이 전례 없이 많은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한 뒤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 위반을 향후 안보리 회의에서 제기할 계획”이라며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앞서 러시아에 북한이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으로 위장해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피 조정관은 와그너그룹에 대한 북한의 무기 판매가 러시아 정부에 공급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갈수록 와그너 그룹에 더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매달 1억 달러(약 1280억원)가 넘은 돈을 써가며 우크라이나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신병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감옥에서 죄수를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그너그룹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계약직 1만명과 죄수 4만명 등 5만명을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와그너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전쟁이 계속되면서 러시아군 장교들이 와그너그룹의 명령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와그너그룹이 러시아군 및 다른 부처와 경쟁하는 권력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와그너그룹 소유주인 예브게네프 프리고진이 성명을 통해 와그너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했다는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소문과 억측"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북한은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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