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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北, ‘고슴도치 전략’ 미사일 올인 vs 南, 스텔스기 활용 공군력 압도 [심층기획-한반도 비대칭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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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로 자력갱생

1991년 소련 해체로 무기 공급로 끊겨

가성비 뛰어난 미사일 개발 집중 행보

KN-06로 방어… 美 정찰기 등 접근 막아

최근 고체연료 엔진 선봬…공격력 증대

南, 공중전서 승부 결정

1980~90년대 KF-16 배치해 우위 갖춰

2005년 도입 F-15K, 北 내륙 타격 가능

美 스텔스기 F-35A 60대 실전배치 추진

KF-21 자체 개발에 무기도 업그레이드

한반도에서의 군사 주도권을 쥐려는 남북 대결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외국에서 무기를 반입하기가 어려워진 북한은 자체 개발한 미사일을 앞세워 비대칭 전력에서의 우위를 노리는 모양새다. 1979년 체결한 한·미 미사일지침으로 지난 40여년간 미국으로부터 탄도미사일 사거리와 탄두중량에 규제를 받아온 한국은 일단 F-35A를 비롯한 첨단 전투기로 북한을 압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일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1월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의 시험발사를 지휘했다고 19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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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미사일로 한국군 위협하고 있는 북한

1991년 소련 해체로 외부에서 무기를 들여올 경로가 막힌 북한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미사일로 공격과 방어를 하는 ‘고슴도치 전략’에 주목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대에서도 스커드·노동·대포동 1호 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도 한정된 자원을 미사일에 집중 투자, 억제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였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은 신형 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2007년 처음 공개된 KN-02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200여㎞를 낮게 비행한다. 1990년대 시리아에서 밀수한 러시아산 SS-21을 토대로 개발된 KN-02는 고체연료 엔진을 쓴다. 전문가들은 KN-02가 북한이 고체연료 로켓 엔진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 ‘길잡이’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10월 공개된 KN-06 지대공미사일은 북한의 ‘미사일 올인’ 전략이 방어적 측면에서도 포착된 사례다. 러시아 S-300 지대공미사일 초기형과 유사한 KN-06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으로 발사, 일정 높이에서 점화돼 적 항공기를 향해 비행한다. KN-06 등장 이후 미국과 일본 정찰기는 무수단리 로켓발사장 등 북한 동해안 군사 시설 접근에 제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20년 10월 KN-06보다 성능이 향상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지대공미사일을 공개했다. 러시아산 S-400 지대공미사일과 유사한 이 미사일은 지난해 9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북한은 사거리가 최대 300㎞인 구형 러시아산 SA-5 지대공미사일을 지난달 2일 분단 후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을 향해 발사, 지대공미사일을 탄도미사일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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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종 갖춘 한국, 공군력서 대북 우위

한국은 미국에서 각종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공군력을 키워왔다. ‘현대전 승패는 공군에 달려 있다’는 인식에 따라 공군력으로 북한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었다.

1986년 피스 브리지 사업과 1994년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통해 도입된 KF-16 130여대는 북한 공군에 맞서 공중전을 펼치면서 정밀 지대지 유도무기를 사용해 지상 공격을 감행하는 능력을 갖췄다. 2005년에 처음 들여온 F-15K 60대는 공중전과 지상 및 해상 표적 공격 등의 임무를 맡는다.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 F-35A 40대는 레이더 반사 면적을 대폭 줄인 스텔스 기술이 적용됐다. 항공전자장비의 성능은 미 공군이 사용하는 F-22 스텔스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세계일보

한국 공군 F-35A 스텔스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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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지난 7월 약 4조원을 투입해 F-35A 20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F-35A 60대가 공군에 실전배치되면, 북한에 대한 공군력 우위는 더욱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르면 2020년대 후반부터 공군에 모습을 드러낼 국산 KF-21 120대는 노후 F-4, F-5를 대체할 예정이다.

한반도는 미국, 중국보다 공역이 작지만 유사시 공중전에 참여할 전투기 숫자는 많다. 사거리가 길고 속도가 빠르며 정확도가 높은 공대공미사일을 갖추는 쪽이 유리하다. 현재 KF-16, F-15K에서 운용 중인 미국산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60㎞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가 신형 공대공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어 AIM-120의 성능 우위가 더 이상 지속되지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산 KF-21은 영국 MBDA가 개발한 미티어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AIM-120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미티어는 최대 사거리가 200㎞ 이상이다. 미사일에 장착된 램제트 엔진은 목표에 다가갈수록 속도를 더 높여 먼 거리에서 쏴도 음속의 4.5배에 이르는 속도로 적기를 타격한다. KF-21은 아시아 최초로 미티어를 장착, 한반도 공중전에서 강력한 우위를 지닐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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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 시제 2호기. 방위사업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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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는 이르면 2020년대 후반부터 미 공군에서 AIM-120을 대체할 AIM-260A를 장착할 수 있다. 미 록히드마틴이 2017년부터 개발 중인 AIM-260A는 중국, 러시아의 최신형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에 맞서는 무기다. 사거리는 AIM-120보다 2배 이상인 300㎞가 넘고, 속도는 음속의 5배에 달한다. 미군이 본격적으로 운용하게 되면, 한국군도 도입할 길이 열릴 수 있어 F-35A의 공격력은 한층 강해질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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