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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3명’ ‘수십만명’ 누구말이 맞나…중국, 통계 불신 커지자 “신규 감염 건수 공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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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의 한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발열 진료소에 병상들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중국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병원들이 병상 및 의료 인력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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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가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 통계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건위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일일 정보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건위 홈페이지에는 통상 오전 9시에 공개했던 전날 기준 신규 감염자 통계가 올라오지 않았다. 위건위는 “이제부터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공개해 참고 및 연구에 사용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건위는 미공개 결정 이유와 향후 공개 재개 시점은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정책 변화는 위건위 통계가 실제 감염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장성 방역당국은 기자회견을 열어 하루 신규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내년 1월1일쯤에는 하루 감염자가 최고 200만명이 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광둥성 둥관시 보건위원회는 최근 하루 25만~30만명이 코로나19에 신규 감염되고 있다고 밝혔다. 둥관시는 자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추정치와 전문가 평가를 바탕으로 이 같은 수치를 내놨다. 산둥성 칭다오시 역시 데이터 예측에 근거해 일일 49만~53만명의 신규 감염 사례를 발표했다. 둥관시와 칭다오시 인구는 각각 1050만명, 1030만명 수준이다.

이는 지난 23일 기준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건수를 4103건으로 밝힌 것과 크게 차이난다. 로이터통신은 “일일 확진자 공개를 중단한 것은 정보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나왔다”며 “중국의 공식 수치는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정확한 감염 규모를 숨기고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최근 언론 보도와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된 지난 21일자 NHC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이달 1일에서 20일까지 전 인구의 약 18%인 2억48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회의록은 또 20일 하루에만 약 3700만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베이징과 쓰촨성은 이미 인구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 회의록은 사망자수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사망률 통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만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유전자증폭검사(PCR) 체계를 중단했기 때문에 추정치를 어떻게 내놨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일일 3700만건이란 규모는 종전 세계 기록을 크게 뛰어넘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전까지 일일 확진자 수 세계 최고 기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지난 1월19일 400만건이었다.

지방정부에서는 사망자 급증으로 장례 서비스를 중단하는 곳도 나왔다. 광저우 장례서비스센터는 25일 웨이신 공식 계정을 통해 “업무 증가에 따른 조치”라면서 “발인 등 장례 서비스를 내년 1월10일까지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별도 영결식 없이 시신을 화장만 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코로나19 유행은 국내 여행이 급증하는 음력 설 연휴를 맞아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각 지방이 1월7일부터 2월15일까지인 명절과 겨울휴가 시기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향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도시에서 농촌으로 감염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난성은 “연휴와 겨울휴가에 지방을 여행하는 이들이 증가하며 감염 확산을 촉진할 것이다. 농촌 지역 사례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시성은 1월초 첫번째 유행이 절정에 달하고, 3월 중순까지 낮은 수준의 전파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또한 유행이 3개월 동안 지속되는 동안 인구 약 80%가 감염되리라고 자체 전망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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