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비밀경찰 지목 中식당 “10명 인도적 귀국 시켜, 반중인사 송환 안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中 귀국 구체적 기준은 안밝혀

“의혹은 미국이 배후 조종한 것”

조선일보

31일 오후 중국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비밀 경찰서’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서울 송파구 한 중식당에서 이 식당 대표 왕하이쥔씨가 설명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반(反)체제 인사를 탄압하기 위해 ‘비밀 경찰서’를 전 세계에서 운영한다는 의혹이 나온 가운데 국내 거점으로 지목된 중식당 대표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의혹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31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식당 대표 왕하이쥔(王海軍·44)씨는 이날 오후 4시 이 식당에서 1인당 3만원의 유료 설명회를 열고 “반중 인사 송환 등 관련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그런 권한과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9일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왕씨는 자신을 동방명주의 실질 지배인이자 서울화조센터(OCSC) 주임, 서울화성예술단 단장, HG문화미디어 대표, 중화국제문화교류협회 회장, 한화(韓華) 중국 평화통일 촉진 연합총회 및 중국 재한 교민협회 총회장이라고 소개했다.

왕씨는 자신이 주임으로 있는 서울화조센터가 중국 당국이 비밀경찰 활동을 벌이는 연결고리라는 일각에서 제기된 의혹에 “화조센터는 질병이나 돌발적 상황으로 인해 (한국에서) 사망하거나 다친 중국인이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단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국내 거주 중국인을 중국으로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왕씨는 “전신마비나 정신질환 등 질병이 있는 경우 중국에 보낸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10명 정도를 돌려보냈다”고 했다. 다만 “언론에서 말하는 반중인사 송환은 전혀 없었고 그런 권한과 능력도 없다”고 했다.

또 서울화조센터가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영사 업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영사관의 활동을 연계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전혀 어떤 권한이 없다”며 “주로 중국 교민이 한국 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중국 '비밀 경찰서'로 운영됐다고 의혹을 받은 서울 송파구 소재 한 중식당 2층 사무실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련한 서적이 쌓여있다. /박혜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식당 2층 도어락이 설치된 별도의 룸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선전 서적이 있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왕씨는 “시진핑 주석과 관련된 모든 책은 세금 내고 통관 거쳐 들어온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시진핑 주석의 정치 체제나 이념에 대해 관심 많은 지인 많아서 이 책을 수입해서 선물한다”고 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2023년 1월 1일부터 돌연 영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도 비밀 경찰서 논란 때문이 아니라 식당이 들어선 선박의 안전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이 중식당은 한강 위에 떠 있는 수상 구조다.

왕씨는 “1월 1일부터 더 이상 영업을 안 하는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유는 현재 선주가 배에 대한 내부 안전 수리를 진행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왕씨는 코로나 기간 문을 닫았던 서울 중구 명동성당 인근의 음식점을 다시 새롭게 단장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기념해 비밀 경찰서 A코스(8만8000원), 비밀 경찰서 B코스(12만8000원) 메뉴를 준비해 판매할 것”이라며 “(온라인 후기에서 맛이 없다고 논란이 됐던) 짜장면 같은 음식은 더 이상 안 나온다”고 말했다.

왕씨는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이 ‘배후 조종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조종하며 한국 내에서 반중정서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한중이 쌓아온 우정을 갈라놓는 행위”라고 했다.

비밀 경찰서 의혹은 지난 12월 초 스페인의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중국 공안이 해외 53개국에 102개 비밀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 단체는 우리나라에서도 난퉁(南通)시 공안국이 비밀 경찰서 1곳을 운영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해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