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외 다른 은행들도 수수료 면제 확대 관련해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한용구 신한은행장은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이체 수수료 면제를 시행하겠다”며 “모든 은행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존 신한은행의 온라인 타행 이체 수수료는 건당 500원(자동이체의 경우 300원) 수준으로, 거래 기준 등을 충족한 고객만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았다.
은행권은 신한은행의 새 방침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이미 많은 고객이 온라인 이체 수수료를 면제받고 있어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경쟁 은행은 향후 수수료 면제 확대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5대 은행 중 하나인 A은행 관계자는 “수수료를 면제하면 은행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비대면 거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 모든 상황을 준비해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5대 은행인 B은행 관계자도 “현재는 신한은행 한 곳만 시행하고 있지만 결국 동참하는 은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적극적이고 심도 있게 (모바일·인터넷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주요 은행 대부분은 기존에 ▶급여를 해당 은행 통장으로 받거나 연금을 수령하는 경우 ▶거래실적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해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 왔다. 그러나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급여 이체 등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20대 초·중반 취업준비생, 50·60대 이상 퇴직자에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고객이 수수료 때문에 디지털 뱅킹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고통을 분담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모바일·인터넷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하면 100억원에 가까운 수십억 원대 수익을 포기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수수료 면제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은행 점포 수가 줄어들며 모바일·인터넷이 주요 거래 창구가 된 지 오래고, 각종 수수료는 토스·카카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과의 경쟁 요소가 됐기 때문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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