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차기 회장 선임 위한 임추위 전 입장 발표
'라임 사태'로 중징계 내린 금융당국 압박 영향
가처분 신청하고 라임 제재 관련 소송 진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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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임추위 직전 연임 도전 의사 접어
18일 손태승 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앞서 이사회에 연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 저는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의 연임 도전 여부를 두고 업계 관심이 컸지만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컸다.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이사회는 임추위를 구성할 당시 ‘손 회장이 금융위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는 임추위 후보에 포함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조치나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합의해 손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징계를 받은 11월 10일 이후 90일 이내 행정심판 청구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2월 9일까진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이사회에선 임추위가 열리기 전에 가처분이나 행정소송 등의 조치를 먼저 해야 1차 후보군에 포함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한 것이다. 1차 후보군은 후보자들이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임추위가 선정하는 방식이지만 손 회장은 기존 유력 후보기 때문에 이러한 원칙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이 연임 도전을 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금융 당국의 압박이 큰 영향을 차지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손 회장에 중징계를 내린 금융위원회의 김주현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라임 사태는) 최고경영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단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달 5일에는 우리금융측 소송 움직임과 관련해 “바람직한 대응이 아니다. 굉장히 불편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1일 손 회장 징계를 두고 “여러 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내부에서도 연임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우리금융측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손 회장의 라임사태 대응책에 대한) 이사회의 의견은 부정적인 쪽으로 일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차기 회장 후보 경쟁 치열…오늘 롱리스트 확정
용퇴 결정과는 별개로 라임 사태 제재에 대해선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우리금융 이사회도 지난 4일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의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하기로 사실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 회장은 우리은행 차원의 소송과 보조를 맞춰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고위급 임원 출신인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소송에서 승소했는데 라임 제재에 대해서 소송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경영진의 배임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임기 만료 전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라임 사태는 일단 피해가 컸기 때문에 손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하면서 도의적인 책임을 졌다는 명분을 얻게 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공개된 금융위의 의사록에서 라임 사태에 대한 손 회장 징계를 두고 내부 이견이 발생한 것도 앞으로 법정 다툼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1월 9일 열린 제20차 금융위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대부분 금융위원이 손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원안에 찬성했지만 일부는 제재 근거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징계 경감 등 수정 제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날 결정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는 손 회장이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다. 손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에서 이름을 빠지게 됨에 따라 후보간 적정성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잠재 후보군으로는 내부에선 이원덕 우리은행장,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전직 내부 출신으로는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전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전 우리투자증권 부사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부문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외부 후보권 중에는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한편 임추위는 이날 1차 후보군을 추린 뒤 27~28일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2~3명을 확정하고 다음달 초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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