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의원, 이 전 대통령, 안 의원 경선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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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약 50분가량 담소를 나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당내 현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성과인 아랍에미리트(UAE) 투자 유치 등에 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이 분열 양상을 보이는 것을 굉장히 우려한다”며 “당이 분열되지 말고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하나로 합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계약을 처음 시작하시지 않았나. 이것이 앞으로 계속 발전될 수 있도록 여러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야들은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정치와 노동 분야가 그에 못 미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각별하게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이 설 연휴를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은 당심 확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당내 기반이 약한 안 의원이 보수 표심을 의식해 이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의원의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배석한 김영우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이 안 의원에게 많은 덕담을 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안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미래경제·산업분과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통령의 공통점도 부각했다. 김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과 안 의원은 기업가 출신 등 공통점이 많다”며 “이 전 대통령은 경북 포항 출신인데 국회의원·시장으로 정치활동을 서울에서 했고, 안 의원도 경북 영주 출신으로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나오고 서울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안 의원에게 “고향이 영남 쪽이고 서울에서 정치활동을 했기에 모든 선거에서 유리하다. 수도권에서 이겨야 내년 총선 승리도 가능하다”며 “그런 면에서는 안 의원이 좋다”고 말했다고 김 전 의원은 전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특정인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차원의 결정이나 선택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이날 당권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을 향해 ‘공천 공포’ 분위기를 형성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당내 ‘공천 공포’ 분위기는 김 의원이 만든 것”이라며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의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위기들이 실제로 있다”고 말했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등의 용어에 대해서는 “그런 말장난 자체가 국민에게 굉장히 큰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지역구인 울산 번개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공천 공포’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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