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에디슨이브이 적자에 가짜 매출 급조
③에디슨이브이 돈 500억 빼돌려 채무상환
사진 가운데가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에디슨모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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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인수를 미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는 전기버스 회사 에디슨모터스가 결국 지난 13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1년 전 쌍용차 인수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지금은 빚 잔치를 벌이게 된 것이다. 20일 검찰의 에디슨모터스 사건 공소장을 보면, 이들이 그간 대중과 투자자를 어떻게 속였는지 구체적인 정황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사기 사건을 요약하면, 지상파 피디(PD) 출신 사업가인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투자자를 가장한 투자조합들과 쌍용차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2021년 5월 경영권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에디슨이브이(EV)를 대상으로 주가 조작, 배임, 분식 회계 등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 전기버스. 에디슨모터스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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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투자조합이 ‘전주’…에디슨모터스 기술력·자금력 없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에디슨모터스의 에디슨이브이 경영권 인수 자금을 처음부터 투자조합들이 제공했다는 점이다. 조합들이 실질적인 ‘전주’로서 에디슨모터스의 상장사 무자본 인수를 주도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강영권 대표 등은 자금 조달 세력들로부터 에디슨이브이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받아 상장사인 에디슨이브이 경영권을 사실상 무자본으로 인수했다”고 지적했다. 이 세력들은 쌍용차 인수 및 전기사 사업 진출을 재료 삼아 에디슨이브이 주가를 띄운 뒤, 에디슨이브이 주식 905만주가량을 매각해 불법 시세 차익 약 1102억원을 얻었다.
강영권 대표는 “에디슨모터스가 출자한 펀드의 자기자본이 약 3천억원이고, 투자 자본 등을 추가 유치하면 약 1조원에서 1조5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에디슨이브이는 에디슨모터스에 인수된 직후, 신주·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을 통해 사업 자금 총 1950억원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실제 조달한 투자금은 940억원뿐이고, 나머지 1010억원은 투자금 조달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 특히 이 940억원엔 금융기관 대출금과 에디슨이브이 및 에디슨모터스 자체 자금이 포함됐다. 금융회사에서 빌려온 돈과 자기 자본을 외부 투자금인 것처럼 꾸몄다는 의미다.
에디슨모터스가 2021년 쌍용차 매각을 담당하는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자금 증빙 자료도 주먹구구였던 것은 마찬가지다. 법원이 증빙 자료를 최종 인정한 외부 투자금 1132억원 가운데 약 40%인 442억원은 자금 조달 능력이 의심스러운 에디슨이브이 관여 투자조합들이 제공한 투자 확약서 등이었다. 게다가 나머지 690억원도 쌍용차 평택 공장 부동산 개발을 조건으로 인수전 참여를 협의하다가 투자 계획을 최종적으로 철회한 회사의 투자 확약서가 포함되는 등 실질적으로 외부 조달이 가능한 자금은 한 푼도 없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돈 없이 일을 벌여 쌍용차 인수 본계약까지 덜컥 따낸 셈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에디슨모터스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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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회사 적자 나자 가짜 매출 급조
회계 조작 혐의 내용도 황당한 수준이다. 에디슨모터스의 경영권 인수 직후인 2021년 에디슨이브이는 4년 연속 영업적자로 상장 폐지 후보인 관리 종목에 지정될 처지였다. 이들은 전동 킥보드 매출 19억원, 비전 검사기 매출 4억원, 차량 외관 검사기 매출 6억원 남짓을 가짜로 만들어 에디슨이브이가 소폭 영업흑자를 낸 것처럼 꾸몄다.
그러나 전동 킥보드는 에디슨이브이 창고에 들어온 적도 없었다. 판매 대상 회사가 킥보드를 계속 보관했으나 마치 회사 간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가장했다는 얘기다. 또 2022년 1월 급히 인도한 비전 검사기의 검수 확인서 날짜를 2021년 12월로 고치고, 차량 외관 검사기의 경우 검사기 공장 설치 모습을 찍은 사진의 촬영 날짜(실제로는 2022년 3월)를 2021년 12월로 조작했다.
③ 에디슨이브이 돈 500억 빼돌려 자기 빚 갚아
에디슨모터스가 2021년 9월과 11월 에디슨이브이 회삿돈 500억원을 빼간 과정과 사용처도 황당하다. 당시 에디슨이브이는 에디슨모터스 신주를 고가에 인수했는데, 이를 위해 에디슨모터스의 2021년 예상 매출액을 전기트럭 예상 매출 2천억원 등을 반영한 3천억원으로 부풀렸다. 또 이런 허위 사업 전망을 토대로 회계법인을 통해 에디슨모터스의 기업가치를 4천억∼5천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하지만 이듬해 4월 공시한 에디슨모터스의 2021년 실제 매출액은 2020년에 견줘 9% 감소한 817억원이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렇게 빼간 에디슨이브이 자금 500억원을 재고 금융 상환 180억원, 구매 자재 대금 58억원, 캐피탈 상환 16억원, 전환사채 상환 200억원 등으로 사용했다. 당시 에디슨이브이는 ‘전기차 사업 확장’을 위해 에디슨모터스 신주를 인수한다고 공시했으나, 실제론 에디슨모터스 빚 갚는 데 대부분의 자금을 써버린 것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 에디슨모터스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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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이브이 투자 피해자 등은 강영권 대표가 유명세를 얻은 계기가 된 방송 프로그램 등으로도 화살을 돌린다. 검증되지 않은 인물의 세평을 장밋빛으로 치장해 주가 조작 사건의 단초가 됐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강영권 대표는 2020년 10월 티브이엔(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피디 출신의 이색 경력을 가진 성공한 사업가로 출연해 처음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현재 티브이엔은 해당 영상을 유튜브에서 내린 상태다.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사기 사건 논란이 커지자 영상을 슬그머니 삭제한 것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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