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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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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느린 우리 아이...입 가리는 '마스크' 탓? [황수경의 건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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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장기화, 영유아 언어 발달에 악영향
언어 습득을 위해선 다양한 환경과 자극이 지속, 반복되어야
오성근 원장 "언어발달 지연...전문의와 함께 발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내레이션 : 황수경 아나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영유아 언어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해 서울·경기 지역 국공립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교사 응답자의 약 75%가 마스크 사용으로 인해서 아이들의 언어 노출과 발달 기회가 크게 감소했다고 응답했습니다. 마스크가 입을 가린 탓에 교사들의 입 모양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말소리도 명확히 전달되지 않아서 남을 모사하면서 이루어지는 영유아들의 언어 발달에 악영향이 있다는 것이 교사들의 설명인데요.

실제로 아이들은 생후 8개월쯤 되면 타인의 입에서 나는 소리와 상대의 입 모양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언어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흉내 내기를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요즘은 마스크 때문에 흉내를 내야 하는 대상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기도 어렵고 입 모양을 보고 따라 하기도 힘들게 됐습니다.

특히 생후 18개월에서 36개월 사이는 ‘언어폭발기’라고 불리는 시기로 아이가 구사할 수 있는 단어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때인데요.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쓰기가 계속되면서 영유아 언어 학습을 위한 환경과 기회가 줄어들고 이 시기에 출생한 아이들의 언어 발달이 크게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환경과 자극이 지속, 반복되어야 하는데 장기화된 코로나로 이 기회가 차단된 것이죠.

언어발달이 늦어지면 아동들의 사회정서 발달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아이들의 사회성과 정서 지능 발달은 상대의 눈과 표정을 보고, 그들의 감정과 정서를 익히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특히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데 있어 언어 능력은 필수적인데요. 언어 발달이 지연되면, 부모와의 정서적 교감과 소통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아이 본인의 자존감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영유아 언어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자극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마스크 쓰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아이에게 필요한 자극이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운데요. 이러한 상태를 지켜만 볼 것이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전문가와 함께 현재 자녀의 발달 상황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극과 상황들을 반복적으로 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칼럼 = 오성근 원장(라솜메디컬의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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