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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초등교 200곳 “밤 8시까지 학생 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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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 등 5곳

3월부터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부모 환영… ‘업무 가중’ 교사 불만

인원 증가에 돌봄의 질 저하 우려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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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가 오후 8시까지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3월부터 인천, 대전, 경기, 전남, 경북 등 5개 지역 200개 초교에서 시범 운영된다. 돌봄 공백을 줄일 수 있게 된 맞벌이 가정과 학부모들은 환영했지만, 교사와 각 지역 교육청에서는 업무 증가와 졸속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2025년 늘봄학교를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인 가운데 학교 현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 5개 교육청 200개 초교에 600억 원 지원

25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의 늘봄학교 시범 운영 지역 선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들 5개 지역 교육청에는 석식비 및 간식비, 프로그램 운영비 등 특별교부금 총 600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교육청별로 다음 달 초까지 시범 운영 학교를 선정해 학부모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대전시교육청은 관할 초교 중 20곳의 초5, 6년생을 대상으로 로봇, 코딩 등 온라인 방과 후 학교를 무상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경기(80개교)와 경북(40개교)은 학교가 쉬는 토요일에도 늘봄학교를 운영한다. 대전, 경기, 전남, 경북 등 4개 교육청은 ‘일시 돌봄’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남(40개교)은 학력 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초등생 인구가 많은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 늘봄학교 시범 운영 사업에 지원하지 않았다. 양영식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서울은 학교 수가 많아 학교의 방과 후 과정 업무를 교육청으로 다 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 사업과는 별개로 3월부터 서울 관내 각 초교의 신청을 받아 돌봄 시간을 자체적으로 오후 8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학부모는 ‘환영’ 교사들은 ‘불만’

학부모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해 자녀가 초교에 입학하는 워킹맘 장모 씨는 “학교는 유치원보다 하교 시간이 4시간이나 빨라 부담이 컸다”며 시범 운영 대상이 아닌 지역에서도 돌봄 시간을 빨리 늘려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전국 초등생 29만2068명이 초등 돌봄교실을 이용했지만 대기 인원도 1만5106명에 달했다. 일부 학교는 오후 7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했지만 개설 학급이 많지 않아 오후 5시 이후 이용자는 7100명에 그쳤다.

반면 일선 교사들은 늘봄학교 운영이 교사 업무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만을 제기한다. 교육부는 강사 공고, 신청 학생 모집 등 각종 행정 업무를 교육청에 넘기고 현장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덜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교사와 학교의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초교 방과 후 담당 교사는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각종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도 늘 수밖에 없다. 학부모의 민원도 교사 몫이 된다”고 말했다.

돌봄의 ‘질’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학교 현장에서는 늘봄학교가 시행될 경우 지금의 돌봄교실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더 오랜 시간 학교에 머무르게 되기 때문에 돌봄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전담사와 강사의 전문성을 높여야 학부모도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사교육 대신 늘봄학교를 선택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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