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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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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지 않은데 갑자기 식은땀…동반 증상 뭐냐에 따라 병 갈린다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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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땀이 보내는 건강 이상 신호

중앙일보

땀은 신체가 일정 범위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난방이 과하거나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면 몸속 체온이 높아져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땀이 난다. 하지만 주변이 덥지 않은데도 갑자기 땀이 많이 나고, 땀이 식으면서 한기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런 식은땀이 자주 나타나면 건강의 적신호다. 식은땀이 나타나는 5가지 주요 원인과 동반 증상을 알아본다.



1 가슴 조이는 통증 동반 허혈성 심장병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이 나면 허혈성 심장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허혈성 심장병에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점차 좁아지는 협심증과 혈관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증이 있다. 심장에 필요한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식은땀·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난다. 평소에 없던 식은땀·구토·현기증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 허혈성 심장병은 국내 사망 원인 2위 질환으로, 날씨가 추운 1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돌연사의 80%는 급성 심근경색증이다. 고위험군은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60대 이상 폐경 여성 ^50대 이상 흡연자 ^젊은 나이(남성 45세, 여성 55세 이전)에 허혈성 심장 질환을 앓았던 가족이 있는 사람이다.



2 손 떨림과 함께 오는 저혈당



저혈당의 초기 증상의 하나가 식은땀이다. 저혈당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필요량보다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손이 떨리면서 창백해지고 기운이 없으며 두통·피로감 등을 동반한다. 운동량과 활동이 많은데 소식·절식으로 식사량이 부족해 영양이 적절하게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 저혈당이 잘 나타난다. 빈속에 술을 많이 마신 경우도 그렇다. 저혈당증이 오래가면 경련이나 발작이 있을 수 있고 쇼크 상태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기운이 없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혈당이 더 떨어지기 전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주스·사탕 등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정해진 양보다 많이 주사하거나 복용했을 경우 저혈당이 나타난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잘 때 식은땀이 났다면 야간 저혈당이 발생했다는 신호다. 저혈당에 대한 반응으로 아드레날린이 과도하게 분비돼 땀이 난다. 낮에는 저혈당이 와도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배가 고파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잘 땐 저혈당을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저혈당으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환자의 절반가량이 새벽 시간에 발생한다. 잘 때 식은땀이 자주 나면 잠들기 전 혈당을 100~140㎎/dL로 유지하고, 간식을 챙겨둬야 한다. 또 식은땀을 흘리는 것이 보이면 깨워 달라고 가족에게 말해두는 것도 좋다.



3 극도의 긴장감 느끼면 불안장애



긴장될 때는 식은땀이 난다. 스트레스가 지속하면 몸 안에서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져 식은땀과 함께 두근거림·소화불량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안 증상은 예측할 수 없고 통제가 어렵다고 생각되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때, 불확실한 미래가 두려워질 때 주로 나타난다. 만일 일상에서 식은땀과 함께 죽을 것 같은 극도의 공포감과 숨을 쉬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한꺼번에 나타나면 극심한 불안 장애의 하나인 공황발작 신호일 수 있다. 공황발작은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긴장할 때 몸의 반응이 순식간에 극심한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한 공황발작을 경험한 이후에는 다시 이런 발작이 나타나지 않을까 두려워하거나 불안한 마음(예기 불안)이 생긴다. 예기 불안으로 인해 공황발작이 일어날 것 같은 장소(지하철·엘리베이터 등)나 사람이 많은 쇼핑몰 등에 가는 것을 피한다. 공황발작은 몸 안에서 나타나는 극도의 긴장 증상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고통스럽긴 하지만 실제 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식은땀이 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해 공포감을 느끼는 사건이 반복되면 심장 검사를 받아보고, 이상이 없으면 공황장애를 의심해 적절한 평가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4 홍조 함께 오면 골다공증 위험



갱년기에 접어드는 여성의 절반가량이 식은땀과 안면 홍조를 경험한다. 갱년기는 폐경 3~4년 전(폐경 이행기)부터 폐경 후 약 1년까지의 기간이다. 이때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줄어든다.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뇌의 온도 조절 중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식은땀은 갱년기의 대표 증상이지만 이를 당연하다고 여기고 넘기면 안 된다. 발한·안면홍조 같은 혈관 운동 증상은 골다공증이나 대사증후군의 위험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혈관 운동 증상이 나타난 폐경기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발한과 홍조 같은 증상이 있는 갱년기 여성은 뼈 건강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건강관리를 하는 게 좋다.



5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 부작용



복용 약의 부작용 때문에 식은땀을 경험할 수 있다. 새로 복용한 약을 살펴보고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끊거나 변경하는 게 좋다. 혈압약·해열제·항히스타민제·스테로이드·호르몬제의 일부와 퇴행성 관절염에 쓰는 접착형 소염제 등이 해당한다. 정신과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치료받는 환자는 약을 먹은 후 식은땀이 나는 증상이 생겼다면 주치의와 약물 조정에 관해 상의해볼 것을 권한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마약류) 때문에 입 마름과 함께 식은땀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도움말=서민석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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