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한국형사소송법학회의 법무대리인인 법무법인 우리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취득행위 및 전기통신사업법'과 관련 위헌성에 대한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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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수사기관의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은 “전기통신사업자는 수사·정보수사기관 장이 재판·수사·국가안보 위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용자 성명·주민번호·주소·전화번호 등을 요청하면, 요청에 따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30일 해당 법조항에 대해 “헌법 10조가 보장하는 행복추구권, 헌법 17조와 18조에서 보장하는 사생활과 통신의 비밀을 침해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통신 자료 요청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통제 절차를 마련토록 법개정을 추진하라”고 과기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공수처장·검찰총장·경찰청장 등에게는 “법 개정 전이라도 통신자료 제공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요청하도록 하고, 관련 매뉴얼이나 지침 등을 제·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영장 없는 통신 자료 제공’은 2021년 공수처가 '이성윤 당시 서울고검장 황제 에스코트 조사'를 보도한 기자들과 가족들에 대해 무더기 통신조회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논란이 됐다. 당시 공수처와 검·경에 의해 통신자료가 조회된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사실상 임의수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전기통신사업법(83조 3항)에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취득했을 때 사후 통지 절차가 없는 점도 문제 삼았다. 헌법상 적법절차의 원리를 위반한 것이란 이유다. 헌법재판소도 지난해 7월 관련 헌법소원에서 “통신자료 취득에 대한 사후통지 절차를 두지 않은 것은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당시 헌재는 ‘영장 없는 통신자료 요청’ 자체에 대해서는 헌법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황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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