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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김연경 국힘 지지 이유” 글에 재소환된 ‘文 감사 강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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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김기현 의원이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구선수 김연경, 가수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김기현의원 페이스북


최근 배구선수 김연경이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김기현 의원과 사진을 찍었다가 일부 야당 지지자들의 악성댓글을 받은 가운데, 일부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연경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유’라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4강 신화를 쓴 2020 도쿄올림픽 당시 김연경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요구받았던 인터뷰를 재조명한 글이다.

30일 일부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연경 국힘 지지 이유 떴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2021년 8월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기자회견 도중, 사회를 맡았던 유애자 경기 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이 김연경에게 ‘대통령을 향해 감사인사를 하라’고 요구해 빚어진 논란을 다룬 글이다.

당시 유 감독관은 김연경에게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알고 있냐” “금액도 알고 있냐” 등의 질문을 했다. 김연경이 “대충 알고 있다”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얼마라고 (알고 있냐)”고 물었다. 김연경이 “6억 아니냐”고 하자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원한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오한남 대한배구협회 회장 등을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김연경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유 감독관은 또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가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했다. 그것에 대해 답변주셨나”고 물었다. 그러자 김연경은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그냥 너무 감사한 것 같고,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유 감독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재차 감사 인사를 요구했다. 그는 “오늘 (감사 인사를 전할) 기회, 자리가 왔다. 거기(포상금)에 대한 인사 말씀을 해달라”며 추가 답변을 요구했다. 김연경이 “무슨 답변 말이냐”고 묻자, 유 감독관은 “대통령님께”라고 했다. 김연경이 “지금 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유 감독관은 “한 번 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연경이 다시 “감사하다”고 말한 뒤에야 “그렇죠”라며 관련 질문을 멈췄다.

이후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 등에는 유 감독관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거세진 논란에 유 감독관은 결국 맡고 있던 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김연경은 “대표팀 선배님이시자 협회 임원으로 오랜 시간 동안 배구 발전과 홍보를 위해 힘써 주신 분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다시 힘내셔서 돌아오실 수 있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김연경, 가수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어제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이에 김연경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에는 일부 야당 지지자들의 악성댓글이 쇄도했다. 여기에 일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응원 댓글로 맞서기도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김연경 선수 입장에서는 사실 좀 억울할 것”이라며 “정치인도 아니고 그냥 누구든지 국민은 아무나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데 마치 정치인인 것처럼 돼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공격받았다. 그건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라고 했다. 이어 “그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팽배하면 어떻게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와 정치 참여의 자유가 확보되겠느냐”며 “비정상 사회에서 벗어나서 정상 사회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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