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증으로 고생하는 아이의 경우 정상 피부를 한땀 한땀 채취해 모내기하듯 이식하는 ‘피부 모내기 이식술’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반증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색소세포가 없어져 피부색이 하얗게 탈색되면서 백색 반점으로 나타나는 피부 질환으로, 이번 연구에 적용된 피부 모내기 이식술은 0.4~0.5㎜의 미세 펀치 기기를 이용해 정상 피부에서 아주 미세한 크기의 피부를 채취해 피부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강희영 교수팀(김진철 임상강사)과 유레카피부과의원 김동석 원장 연구팀은 소아 백반증 환자에서 일명 ‘피부 모내기 이식술’ (SST·Skin Seeding Technique)에 대한 치료 효과와 예후인자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난치성 소아 백반증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피부 모내기 이식술을 시행한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10명 중 8명에서 백반증 병변의 75% 이상이 색소 침착, 즉 피부색을 회복했다. 특히 병변이 얼굴·목 부위에 위치하고 1년 이상 번지지 않을수록 치료 예후가 더 좋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한 피부 모내기 이식술은 기존의 전통적인 흡입표피 이식수술과 비교해 수술시간이 30분 이내로 매우 짧고, 통증이 거의 없어 소아 환자도 어렵지 않게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다. 무엇보다 관절 부위나 굴곡진 부위까지 포함해 모든 부위에서 시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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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에서 피부색 회복 확인
백반증 치료가 쉽지는 않지만 최근 먹는 약, 바르는 약, 자외선·엑시머 레이저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한 ‘복합치료요법’이 좋은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에 거의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백반증이 문제였다. 강희영 교수는 “피부에 백반증이 있는 경우 남녀노소 상관없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특히 이번 연구에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소아 환자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제1 저자인 김진철 임상강사는 “통증이 거의 없고 치료 당일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간편해 보다 많은 소아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피부과학 영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미국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2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논문 제목은 ‘소아 백반증에서의 피부 모내기 이식술(SST)을 이용한 0.5㎜ 미세펀치 이식의 치료 효과 및 예후 인자에 대한 분석’이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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