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질병청장 첫 기자 간담회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7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에서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첫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주=뉴스1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연 1, 2회 정례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코로나19 백신도 독감 백신처럼 맞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2월 말까지 예정된 중국인 대상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의 조기 해제도 검토한다.
●“고위험군은 연 2회, 일반인은 연 1회가 합리적”
지 청장은 7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고위험군은 코로나19 백신을 1년에 2번, 일반인은 1년에 1번 정도 접종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전문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데믹 이후 국내 방역 정책의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정례 접종화됐을 때 어떤 백신을 맞게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정례 접종에 쓰이는 백신을 정하는 방식은 ‘인플루엔자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플루엔자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그해 유행할 바이러스를 발표하면 각 제조사가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백신을 제조해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코로나19도 인플루엔자처럼 매년 그해 유행할 변이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6월에 발표하고 9월까지 적합한 백신을 새로 개발해 접종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 같은 의견을 토대로 해외 국가들이 정례 접종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국내 방역당국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은 당장 올해부터 정례 접종이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당장 올해 유행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 가능한 백신이 9월까지 개발 완료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해제는 4월 말 이후 결정”
현재 남아 있는 방역조치는 ‘확진자 7일 의무 격리’와 대중교통, 의료기관 등 일부 감염취약시설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다. 이 두 가지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는 시점은 4월 말 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 청장은 “세계보건기구가 4월 말경에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을 해제할지 논의한다”며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이 해제되기 전에 (국내에서 두 가지 의무를) 해제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지 청장은 또 현재 2월 말까지로 예정된 중국인 대상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를 조기에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 청장은 “중국 내 코로나19 유행이 상당히 안정세이고,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입국 전후 검사 등의 조치는 2월 말까지 유지하되 단기 비자 발급 제한 조치는 조기 해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질병청에 따르면 전날인 6일 한국에 입국한 중국발 단기체류 외국인 394명 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는 4명으로 양성률이 1%였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7일까지의 누적 양성률은 7.9%다.
이처럼 방역당국이 본격적인 엔데믹을 준비하는 건 그만큼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일주일(1∼7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4692명으로 직전 주(2만2255명)보다 약 3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 사망자도 199명에서 180명으로 10%가량 줄었다.
청주=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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