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AI 반도체 랠리 넘겨받은 원전-전력망 株… 국내 상장 ETF도 훈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MS-아마존 등 美 빅테크 전력 수요 급증… 트럼프, 원전-전력망 확대 공약 내세워

美 ‘뉴스케일파워’ 올해 주가 10배 훌쩍… 국내 상장 ETF ‘SOL 미국 AI전력인프라’

한 달간 가격 12.86% 오르며 수익률 1위… 전문가들 “주도 기업 분산돼 ETF 유리”

동아일보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앞두고 전력 인프라 관련주 주목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랠리가 주춤한 가운데 원자력 발전과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기업 주가는 ‘고점론’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지만 전력 수요는 AI 보급과 함께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관련 기업이 ‘슈퍼 사이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각국마다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과 유럽 등 선진국이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여겨진다.》



AI발 전력 수요, 4년 새 2배 이상 증가 전망

시장에선 AI 상승 랠리의 주인공이 그래픽처리장치(GPU)나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원전, 전력망 등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초 내놓은 자료에서 전 세계 AI와 데이터센터, 가상화폐 관련 전력 소비량이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에서 2026년 1050TWh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스닥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전력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플랫폼스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내 AI 전력 인프라 분야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2030년 기준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소비 전력이 88TWh로 뉴욕시 전체가 소비하는 연간 전력의 1.6배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원전 확대와 전력망 개선을 공약했다. 그는 자신의 공약 패키지 ‘어젠다 47’에서 기존 원전에 대한 이용 확대와 선진 원자로 개발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원자력 관련 규제를 줄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전-데이터센터 전력 관리 분야 유망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신형 원전 개발에도 힘을 실을 전망이다. SMR은 기존 원전의 구성품을 소형화해 하나의 용기에 넣고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에 걸리는 기간이 짧고 단가도 낮다. 특히 데이터센터 근처에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원전은 냉각수 공급 문제로 해안가에 건설해야 했지만 원자로를 소형화한 SMR은 전력 소비처 인근에 설치할 수 있어 송배전 비용이 적게 든다.

미국 내 주요 원전 관련 기업으로는 뉴스케일파워,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등이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로부터 설계 인증을 받은 SMR 선도 기업으로 올 들어 주가가 10배 가까이 올랐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 기업으로 21개 원자로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빅테크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26일까지 주가는 116% 올랐다.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는 비용 절감을 위해 스마트 그리드 기술과 전력 효율화 솔루션이 필수다. 전력 손실은 줄이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솔루션 업체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전력 관리에 특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이 기업 주가는 올 들어 35% 올랐다.

국내 상장 ETF로 글로벌 전력 기업에 투자 가능

국내 투자자들이 원전이나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주도 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에 분산돼 상장돼 있는 데다 전력 산업 특성상 기업간거래(B2B)로 기업의 수익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 개인의 지식과 판단으로 주가 향방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 전문가들은 국내외에 상장된 전력 인프라 및 원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원전과 전력 인프라에 투자하는 국내 ETF로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전력핵심설비’와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 신한자산운용이 운용하는 ‘SOL 미국 AI전력인프라’, KB자산운용이 상장한 ‘RISE 글로벌원자력’,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등이 있다.

최근 한 달간(10월 23일∼11월 22일) 수익률이 가장 좋은 ETF는 ‘SOL미국AI전력인프라’로 이 기간 가격이 12.86% 올랐다. 신한자산운용은 ‘SOL 미국 AI전력인프라’에 대해 원자력 밸류체인(43.4%), 전력망 시스템 설비(32.9%), 데이터센터 인프라(23%) 등의 관련 섹터에 고르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KODEX 미국AI전력핵심인프라’도 같은 기간 수익률 11.28%를 보여 뒤를 이었다. 이 ETF는 전력망, 원자력, 천연가스 발전기 등을 종합적으로 생산하는 GE버노바를 약 14.9%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증권가에선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전력 수급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원전과 전력 인프라는 대선 이전부터 많은 전문가가 당선자와 무관하게 주목해야 할 분야로 강조해왔다”며 “최근 급등한 전력 가격과 관련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대응책이 효율적인 에너지원 확대와 노후화된 전력망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전력 인프라 및 원자력 밸류체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