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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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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前 맞아야 좋은 이 백신…남자도 걸리면 항문·음경암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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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HPV 백신 접종의 모든 것





중앙일보

최근 성(性) 경험 연령이 낮아지면서 성 접촉을 통해 퍼지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위험이 커졌다. HPV에 반복적으로 지속 감염되면 자궁경부암·질암·항문암·두경부암 등 각종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HPV 백신 접종을 강조하는 이유다. 한국은 2016년부터 12세 여아를 중심으로 HPV 백신 접종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한다. 사실 HPV 백신 접종이 필요한 사람은 이보다 많다. 헷갈리기 쉬운 HPV 백신 접종에 대해 알아본다.



성 경험이 있다면 접종해도 효과가 없다 (X)



성 경험이 있어도, HPV에 감염된 적이 있어도 HPV 백신의 효과는 유효하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김윤환 교수는 “향후 노출될 수도 있는 HPV 재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임상적으로 45세까지 HPV 감염을 막는 면역 반응이 관찰되는 등 유효성을 확인했다. 다만 접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성 경험 전에 HPV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국내 청소년의 첫 성관계 시작 연령이 평균 13~14세인 점을 감안해 이보다 이른 12세에 HPV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성 경험 전에 HVP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때 자궁경부 상피 내 종양 등 전암병변의 예방 효과는 90% 이상이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접종해야 한다 (O)



의학적으로 남성도 HPV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HPV의 공격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성빈센트병원 비뇨의학과 이승주(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 회장) 교수는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HPV에 감염될 수 있고, 암 같은 질병도 유발한다”고 말했다. 남성이 HPV에 감염되면 구강인두암, 두경부암, 항문암, 음경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앓을 수 있다. HPV 감염이 남성의 정자 운동성을 떨어뜨리는 등 생식력을 약화한다는 연구도 있다. 성별과 관계없이 HPV 백신 접종을 강조하는 이유다. 남성의 접종 권장 연령은 9~26세까지이지만, 이 나이를 넘어 접종해도 예방 효과는 있다.



국가 예방접종지원사업(NIP) 대상자만 접종하면 된다 (X)



HPV 감염은 성 접촉을 시작한 다음부터 늘어난다. 성생활을 시작한 여성 4명 중 2~3명은 평생 적어도 한 번 이상은 HPV에 감염될 수 있다. 문제는 HPV 감염에 취약한 20~30대 여성이다. NIP 시행 전인 2003년 이전 출생자는 여성이라도 HPV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 김하정 원장은 “당장 접종비가 부담일 수 있지만 나 자신을 위해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하는 HPV 백신 접종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내 접종 가능한 세 종류의 HPV 백신(서바릭스·가다실·가다실9) 모두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16·18 고위험 HPV 감염을 막는 효과가 있다.



15세 이상이면 더 많이 접종해야 한다 (O)



HPV 백신은 접종 당시 연령에 따라 최종 접종 횟수가 달라진다. HPV 백신은 남녀 모두 9세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처음 HPV 백신을 접종할 때 나이를 기준으로 13~14세까지는 1년 이내 총 2회 접종으로 완료지만, 15세 이상부터는 1회 더 접종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선주 교수는 “16·18 등 고위험 HPV 유형에서 14세 이하 HPV 백신 접종군의 2번 평균 항체역가(GMTs)가 16~26세 3회 접종군보다 2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왕 HPV 백신을 접종한다면 14세 이전에 하는 것이 접종 횟수도 줄고, 암 예방 효과도 빨리 누를 수 있다.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 (X)



대표적인 오해다. HPV 백신을 접종해도 20세 이상 여성은 자궁경부세포검사 등 자궁경부암 검진을 2년마다 받아야 한다. 자궁경부암 같은 고위험 HPV의 백신 예방 효과는 90% 이상으로 높다. 그래도 모든 고위험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막지는 못한다. 백신으로 막지 못하는 다른 유형의 HPV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HPV 백신 접종 이전에 이미 감염된 HPV는 예방하지 못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영신 교수는 “HPV 백신을 접종했어도 정기적으로 자궁경부암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 접종했어도 최신 백신으로 또 접종하는 것이 좋다 (O)



필수는 아니지만, 최신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암 예방 범위가 넓어져 이득일 수 있다. 실제 4가 HPV 백신인 가다실 접종자를 대상으로 HPV 예방 범위가 더 넓은 가다실9을 추가 접종했더니 다른 HPV 감염을 막는 중화항체 생성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 담당 의료진과 개인별 위험도, 비용 효과성을 고려해 추가 접종 여부를 결정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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