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직원들이 자사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작동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K텔레콤이 자사 초거대 인공지능(AI) 에이닷의 ‘두뇌 역할’을 하는 슈퍼컴퓨터 성능을 2배 확충했다. 앞서 AI 반도체 기업 투자에 이어 하드웨어를 강화해 종합적 사업 능력을 축적하는 일환이다. ‘AI 컴퍼니’를 선언한 국내 통신사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재 영입 등을 통해 글로벌 AI 리더십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에 탑재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A10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존보다 2배 이상인 1040개로 증설했다고 12일 밝혔다.
에이닷과 같은 초거대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향상돼 분석 가능한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많을수록 AI가 추론하는 결과물이 정교해지기 때문이다.
타이탄은 학습과 추론 기능을 수행하는 GPU 확충을 통해 17.1페타플롭의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됐다. 1페타플롭은 1초에 1000조번 연산이 가능한 속도로, 17.1페타플롭은 초당 1경7100조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번 개선을 통해 SK텔레콤의 AI 서비스는 사람과 대화하는 기술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상용화된 서비스는 명령 위주의 ‘목적성 대화’와 사소한 대화를 나누는 ‘감성 대화’ 위주로, 고도의 추론 능력이 필요한 ‘지식 대화’가 취약한 편이다.
SK텔레콤 에이닷추진단 김영준 담당은 “이번 슈퍼컴퓨터 확충을 통해 에이닷이 기존보다 더 정교한 학습이 가능해졌다”며 “대화 흐름을 읽고 답변하는 완성도를 사람 수준에 가까워지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기존 컴퓨터 시스템에서 초거대 AI를 운용하면 병목현상에 따른 발열과 성능 저하가 발생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은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사피온을 설립했다. 사피온은 올해 전작보다 성능이 4배 정도 향상된 신제품 ‘X330’을 출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전사적 역량을 AI에 쏟아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올 초 신년사에서 “AI 컴퍼니로 가는 여정에서 도약과 전환의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AI 전환을 통해 2026년까지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다.
KT도 올 상반기 초거대 AI 서비스 ‘믿음’을 상용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믿음에는 국내 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개발한 AI 반도체 ‘아톰’이 들어간다. 아톰은 이미지 검색과 같은 비전 모델은 물론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언어 모델도 지원한다. KT는 첫 번째 사업으로 금융회사들의 챗봇에 AI 서비스를 접목한 고차원 고객센터를 선보이려고 한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AI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시장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전 세계 AI 시장이 2024년 5543억달러(약 704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AI 분야는 일찌감치 통신사들이 발을 들여 익숙한 분야이기도 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6년여 전 유·무선 통신 사업에 AI 음성인식 서비스를 도입한 이래 이 분야 전문가들을 육성해왔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 나는 뉴스를 얼마나 똑똑하게 볼까? NBTI 테스트
▶ 이태원 참사 책임자들 10시간 동안의 타임라인 공개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