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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혼인 역대 ‘최저’에 합계출산율은 0.7명대···바닥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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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출산율 0.8명대 진입 2년 만에

OECD 평균 1.59명의 절반도 안 돼

1명 이하는 한국뿐···일본은 1.33명

고령화·주거난에 향후 전망도 ‘암울’

경향신문

산후조리원의 신생아실 모습.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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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인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7명대로 떨어졌다. 2020년 0.8명대에 진입한지 2년 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평균출산연령은 33.5세로 높아졌고, 산모 3명 중 1명은 35세가 넘었다. 아이를 낳지 않는 기조에다 혼인건수는 줄고, 출산연령마저 높아져 저출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보인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으로 전년보다 0.03명 감소했다.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1974년(3.77명)3명대에서 1984년(1.74명)1명대로 떨어졌다가 2018년(0.98명)0명대로 추락했다. 이후 2020년에 0.84명으로 0.8명대에 들어섰다가 끝내 0.7명대까지 떨어졌다.

0.7명대 합계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이다. 2020년 기준 OECD 38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9명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33명(2020년 기준)으로 한국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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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비교,.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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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자체별로 보면 서울(0.59명)의 합계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이어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이었다. 17개 지자체 중 합계출산율 1을 넘긴 곳은 세종(1.12명)이 유일했다. 다만 세종도 합계출산율이 전년(1.28명)에 비해 빠르게 감소했다. 17개 시도에서 합계출산율이 1년전보다 증가한 곳은 대전 밖에 없었다.

출산 전망은 더 어둡다. 당장 혼인 단계에서부터 막힌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1697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고령화 추세로 혼인적령기 인구가 줄어든데다, 주거난과 취업난 등 사회·경제적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국토연구원의 ‘주택 가격 상승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년도 주택가격이 1% 상승하면 이듬해 합계출산율은 0.002명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출산을 담당하는 인구층은 가계 자산축적이 적은 사회 초년생들”이라며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대출 등 상당한 지출이 필요한데, 출산 이후 꾸준히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산과 주택가격 간에는 상충관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낮아지고 있다. 2022년 ‘한국인의 의식 가치관 조사’(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17.6%에 그쳤다.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한 비율도 61.7%에 그쳤다.

출산 시기도 전보다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평균 출산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높아졌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35.7%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높아졌다. 2012년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18.7%에 불과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건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향후)쉽게 증가하기는 어렵다”며 “혼인건수 감소가 출생아 수 감소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0.73명으로 떨어진 뒤 내년에는 0.7명까지 낮아진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0.78명)이 장래인구추계 상 전망치(0.77명)와 유사한 수준이어서 향후 전망치도 들어맞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저위 추계에서는 합계 출산율이 0.61명까지 떨어진다. 사실상 바닥이 보이지 않는 셈이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7만2800명으로 전년(31만7700명)보다 5만5100명(17.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은 7.3명으로 1년 전보다 1.1명 증가했다. 임 과장은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와 고령화 크게 두 가지 요인이라고 보여진다”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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