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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우크라이나 안 간 G7 정상은 기시다뿐… '못 가는' 이유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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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안전 보장 어렵고 정보 유출 우려도
국회 회기 내 해외 출장, 국회 승인 필요
'선물 보따리'도 고민... 군사적 지원 못해
한국일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에서 열린 '제4회 도쿄 국제 대화'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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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해 2월 24일 이후 주요 7개국(G7)의 정상이 대부분 우크라이나를 찾아 지지 메시지를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예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이치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검토 중이지만 현재로선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1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초청을 받았다. 일본은 올해 G7 의장국이어서 5월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담을 주최한다. 기시다 총리가 그전에 우크라이나에 가야 '국가의 위신'이 서는 상황이지만, 주저하고 있다. '안 가는' 것보다는 '못 가는' 것에 가깝다. 왜일까.

자위대, 요인 경호 위한 해외 파견 어려워


가장 큰 문제는 경호다. 우크라이나 상공에는 미사일과 무인기가 매일 날아다닌다. 바이든 대통령의 체류 중에도 벨라루스에서 러시아군 전투기가 떠서 공습 경보가 울렸다.

일본의 정상 경호 기능엔 허점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방문 기간 인접국 폴란드 상공에 미군 정찰기 등이 떠서 경계를 강화했지만, 일본 자위대는 그런 지원 태세를 갖출 수 없다. 자위대의 해외 파견은 후방 지원이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협력을 위한 것일 때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요인 경호를 위해 자위대를 외국에 보낸 전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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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내 중심부에 있는 성미카엘 대성당 주변을 나란히 걷고 있다. 이 성당 앞 광장에 파괴된 러시아 탱크가 전시돼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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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회기 중 해외 나가려면 사전 승인받아야


기시다 총리가 이동 중 표적이 되지 않도록 비밀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키이우 도착 직전까지 역정보를 흘려 철통 보안을 지켰다. 일본은 국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에 총리나 각료가 해외에 나가려면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어떻게든 알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금은 정기국회 회기 중이다.

우크라이나에 들고 갈 선물 보따리에 무엇을 담을지를 놓고도 일본은 고민하고 있다. 패전국인 일본은 다른 나라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 제약이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처럼 살상 무기를 비롯한 군사적 지원을 할 수 없다.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경제적·인도적 지원만 약속한다면 다소 초라해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일단 경제적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24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한 G7 화상 정상회의를 열어 전쟁 후 인프라 복구 등을 위해 55억 달러(약 7조1,700억 원)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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