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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정부 압박에 ‘온라인·시니어’ 5G 요금제 내놨지만… 통신 3사, 진짜 중간요금제 출시는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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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20일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매장에 KT 등 통신사 로고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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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4만원대 5G 온라인요금제, 시니어(어르신)요금제 등을 출시했거나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온라인요금제와 시니어요금제는 특정 가입 조건이 있는 요금제로 수요가 크지 않다. 소비자들은 조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중저가 5G 요금제를 기다리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출시를 주저하며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KT가 통신 3사 중 마지막으로 5G 온라인요금제를 개편해 출시하고, SK텔레콤과 함께 5G 시니어요금제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SK텔레콤이 지난해 12월 결합 할인이 가능한 온라인요금제를 출시한 것에 이어 지난 22일 LG유플러스가 가족 결합 할인 등을 통해 4만원대 5G 무제한 온라인 요금제를 선보였다. KT는 현재 5G 온라인요금제 개편 작업 중이다.

통신사들이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한 5G 온라인 요금제를 줄줄이 출시하는 것은, 정부가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통신사들에게도 고통 분담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기존 5G 무제한 요금제는 한 달에 8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온라인 요금제는 지난 2020년 통신사들이 처음으로 출시했지만, 그동안 결합 할인이나 마일리지 등의 추가 혜택 등이 없어 전체 요금제 중 가입 비중이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에 통신사 입장에서는 온라인요금제의 혜택을 높여 출시해도 큰 부담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신규와 기기변경 때만 가입이 가능하고, 가족·지인 결합 할인 등을 해야만 월 요금제 가격을 4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 SK텔레콤과 KT가 출시를 준비 중인 시니어요금제도 가입 조건이 어르신으로만 한정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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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대학가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 대리점 앞을 지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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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기다리는 것은 월 데이터 사용량 40~100GB(기가바이트)를 3~4만원대에 제공하는 5G 중간요금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다. 비싼 5G 무제한 요금제보다 중간요금제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신중한 모습이다. 중간요금제를 출시하면 LTE 등 더 낮은 가격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의 이동보다는, 기존 5G 고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들의 이동이 더 많아질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 통신사 입장에서 LTE 요금제 시절처럼 요금제 종류가 많아지다 보면 관리가 어려워지는 것도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과거 LTE 요금제도 종류가 너무 많아 ‘왜 불필요한 요금제를 계속 만드냐’는 지적을 계속 받았다”며 “5G도 계속 요금제 종류를 늘리다 보면 과거와 같은 악순환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5G 중간 요금제 출시는 올 상반기가 목표”라며 “통신사들에게 최대한 빨리 출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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