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인터넷은행 연체 대출 3배 급증···고금리에 중·저신용자 상환 능력 악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인터넷은행 로고. 각사 제공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 은행 3사의 연체 대출이 3개 분기만에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이 악화했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6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은행 3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 잔액은 2915억91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말(1062억원)보다 3배 가까이 불었다. 지난해 1분기 말 1062억원 수준에서 2분기 말 1392억원, 3분기 말 1860억원, 4분기 말 2916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인터넷 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에 집중하고, 고금리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말 토스뱅크의 1개월 이상 연체 대출은 619억원으로, 1분기 말(11억원) 56배 이상 폭증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2.5배 증가한 920억원, 카카오뱅크는 2배 늘어난 1377억원이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충분히 선별했음에도 기초 체력이 부족한 사례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건전성 관리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비율도 악화되고 있다. 인터넷 은행의 여신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연체 대출 증가가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금리 인상의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건전성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49%로 1분기 말 대비 0.23%포인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36%로 같은 기간 0.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7%로 1분기 말보다 0.19%포인트 상승했고,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2%포인트 오른 0.76%였다. 토스뱅크의 작년 3분기 말 연체율은 1분기 말보다 0.26%포인트 오른 0.30%,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9%포인트 오른 0.23%였다. 케이뱅크 측은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리스크 관리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도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저신용 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연체율이 일정 수준 상승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지속하면서도, 대안정보 활용 확대 등 신용평가모델(CSS)을 고도화해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연체율 상승 추이를 주시하며 위험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3일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최근 금융권 연체율 상승 추이를 정밀 분석하고 취약차주에 대한 선제적 지원 및 건전성 확보를 위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 [27년 꼴찌 성별임금격차] ‘신입 채용’은 공정했을까
▶ 나는 뉴스를 얼마나 똑똑하게 볼까? NBTI 테스트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