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내부서도 반응 엇갈려
외부 전문가 참여 긍정적이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미지수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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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서 출범한 태스크포스(TF)만 7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금융리스크 대응 TF가 출범한 이래 최근 출범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까지 거의 매달 새 TF가 생겨난 셈이다. 가히 금융 TF 전성시대다. 그러나 대통령 한마디에 속속 생겨나는 TF에 졸속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금융리스크 대응 TF를 시작으로 6월에는 취약부문 금융애로 대응 TF가 발족했고, 8월에는 디지털자산 민관합동 TF가 출범했다. 같은 달에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 TF도 생겨났다. 11월에는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 실무 TF가 출범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2개의 TF가 발족했다. 2월에 보험사 책임준비금 외부검증 개선 TF가 발족한 데 이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으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가 급히 출범했다.
이처럼 TF가 급증하자 금융당국 내부에서 인력증원 없이 TF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도 나온다. 거시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외부환경과 정치적 이슈에 따라 미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한 직후 금융위와 금감원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를 꾸렸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금융·통신 분야 공정시장 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공정위는 은행과 통신시장 경쟁 촉진 TF를 발족하기로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이는 TF는 공무원만 모여서 협의하는 경우보다 더 나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긴 하지만 첨예한 이해대립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흐지부지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첫 회의를 개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TF는 은행 독과점 해소를 위해 스몰라이선스, 챌린저 뱅크 등의 방안을 제시했는데 벌써 금융권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대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시중은행들의 과점 체제를 바꾸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선보인 인터넷은행들도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다. 가장 규모가 큰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기준 총자산이 전체 은행 자산의 1.26%에 불과하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0.84%, 0.4%에 그쳤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총자산은 70.73%에 달했다. 다만 외부 전문가와 업계가 참여하는 TF는 문제 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무원들만 논의해서는 사실 문제해결이 쉽지 않을뿐더러 추후 해결방안을 공표한 이후에도 민간의 반발에 부딪히기 십상"이라며 "처음부터 TF를 꾸려 외부 전문가와 업계를 참여시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결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TF가 많이 만들어지는 그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다"며 "TF가 많다고 해도 그것을 통해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간다면 TF 자체는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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