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피고인 중첩 기소…기일 지정·경호 문제 '난감'
사건 몰린 서울중앙지법 포화…사건 배당부터 난항
서울중앙지법 |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개발 의혹 등으로 기소되면서 법원에 넘겨진 '대장동 사건'은 총 12건으로 늘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만 이 대표를 포함해 총 15명, 이들 중 핵심 피고인들은 중복 기소된 터라 법원으로선 재판 일정을 잡기도 복잡해졌다.
현역 야당 당수인 이재명 대표가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을 서울중앙지법은 경호 문제도 고심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대장동 사건 핵심 관계자들. (왼쪽부터) 유동규 - 김만배 - 남욱 - 정민용. |
◇ 대장동 관련 형사사건 12건…1심 끝난 건 2건뿐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관련 형사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 9건, 서울고법과 수원지법에 각각 1건이 계류 중이다. 이 대표 사건이 포함하면 모두 12건이다.
본류에 해당하는 '대장동 일당'의 배임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가 2021년 10월부터 1년 반 동안 심리 중이다.
유동규, 김만배씨와 남욱, 정민용, 정영학 씨가 피고인이다.
검찰은 이들 5명의 범죄수익 총 7천886억원을 환수하기 위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는데 이 사건도 형사합의22부가 맡았다.
이 재판부가 지난달 1심 판결을 선고한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퇴직금'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이송됐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측근은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에서 재판받는다.
대장동 사건의 '키맨'인 김만배씨와 그 측근 이한성, 최우향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건은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 담당이다.
'대장동 판박이'로 불리는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도 형사1단독의 몫이다.
이 대표는 이미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을 지낸 고(故) 김문기 씨를 시장 재직 당시 몰랐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에서 재판받고 있다.
유동규씨 사실혼 배우자의 휴대전화 증거인멸 사건(서울중앙지법), 최윤길 전 성남시의장의 뇌물수수 사건(수원지법)도 있다. 각종 민사·재정신청 사건까지 더하면 15건 이상이 곳곳에 계류 중이다.
재판 출석하는 이재명 |
◇ 재판부마다 '포화'…기일 겹치고 경호 문제도
개발 사업 하나를 둘러싸고 여러 사건이 파생되면서 핵심 피고인들은 증인 또는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고 있다.
유동규, 김만배씨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5개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 기일이 겹치곤 한다.
재판부 일정도 촘촘하다. 형사합의22부는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을 매주 2회(월·금), 23부는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 사건 재판을 매주 3회(화·목·금) 연다. 격주 금요일에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열린다.
이 때문에 관련 재판부들은 종종 재판 기일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안팎에서는 이날 기소된 이 대표 사건 배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형사합의22부와 23부는 이미 포화한 데다 다른 부패 전담 재판부도 사법행정권 남용, 삼성 합병·승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주요 사건을 심리중이어서 여유가 없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이미 다른 피고인들의 재판이 많이 진행돼 사건을 병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법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고인들이 오전 10시 재판을 위해 한꺼번에 법정에 출석하면서 경호 문제도 발생한다.
일례로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처음 법정에 출석한 이달 3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서관 앞에는 오전 9시께부터 지지자와 반대자들, 유튜버 등이 북새통을 이뤘다.
법원은 돌발 상황을 우려해 신변 보호를 받는 유동규, 남욱씨를 법원 청사 뒤편의 다른 출입구로 안내했다.
결국 이 대표 사건을 심리하는 형사합의34부가 오전·오후 재판 시작을 30분 늦추는 고육책을 짜내야 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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