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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기술이전 제한에…UAE '중국 달 탐사' 참여 계획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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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중국 '무인 달 탐사 협약' 체결…美 무기거래규정 위반

"신흥국, 기술 국산화 박차…미 우주산업 수출에 걸림돌"

뉴스1

지난해 6월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이 자국 달 탐사 차량 '라시드'를 구경하고 있다. (UAE 대통령실 제공) 2022.06.15.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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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의 엄격한 기술이전 제한 정책으로 인해 아랍에미리트(UAE)의 중국 달 탐사 참여 계획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초 UAE는 자국 달 탐사 차량인 '라시드-2'를 2026년 중국의 '창어 7호'와 함께 중국 발사체에 실어 달 남극으로 보낼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양국 우주기관은 무인 달 탐사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은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으로 인해 협약 이행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ITAR은 우주 발사 기술이 신흥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1976년 제정된 미국 내부 규정이다. 미국의 기술·부품을 활용한 각종 위성 및 탐사 장비를 발사하는 경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존 로그즈던 조지워싱턴대 우주정책 명예교수는 ITAR에 열거된 우주기술이 라시드-2에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UAE와 중국의 달 탐사 협약이 이행되려면 먼저 미 국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UAE가 관련 허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ITAR의 입법 목적은 애초에 중국 등 후발 주자가 미국의 선진 우주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현재 ITA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국가는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에 불과하다.

조나단 맥도웰 하버드대 천문학 교수는 "라시드2가 발사를 위해 중국 시창에 도착하면 하룻밤 새 중국 기술자들이 이를 분해해 달 탐사선 설계를 연구할 수 있다"며 미 정부가 이런 방식의 우주기술 유출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맥도웰 교수는 과거 미국이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통해 멕시코에 전시된 소련의 루나-3 위성 탐사선을 훔친 뒤 내부 설계를 유출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맥도웰 교수는 시대착오적인 규제가 미 우주산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ITAR의 조속한 개정을 요구했다. 중국과 UAE 등 우주개발 신흥국들이 ITAR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우주기술 국산화에 매진할 경우 미국의 관련 기술·부품 수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UAE의 첫 번째 달 탐사 차량인 라시드-1은 지난해 12월 미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팰컨9' 로켓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사됐다. 현재 달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라시드-1은 오는 4월 일본의 하쿠토-R 무인 달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착륙한다.

한편 중국은 자국 달 탐사 차량인 창어7호를 통해 무인 달 탐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30년대에 중국 주도의 국제 달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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