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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32년 전 사라진 '개구리 소년'...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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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2년 전 1991년 3월 26일, 국민학교 학생 5명이 한꺼번에 실종됐습니다. 그날은 5.16 군사 쿠데타 이후 중단됐던 지방선거가 30년 만에 부활한 날이었습니다.

성서초등학교를 다니던 우철원(13·6학년), 조호연(12·5학년), 김영규(11·4학년), 박찬인(10·3학년), 김종식(9·3학년) 등 5명은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대구 달서군 와룡산을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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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 실종 포스터/사진=경찰


산을 오른 아이들이 저녁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자 부모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습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전국에 알려졌고,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약 32만 명의 경찰과 군인이 동원돼 실종 지역 일대에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도롱뇽 알을 채집하러 산에 갔고, 산에서 짧은 간격으로 비명 소리를 들었다는 목격담이 있었지만 수사에 진전은 없었습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입니다.

실종 후 11년이 지난 2002년 9월 26일. 그들은 와룡산 기슭에서 유골인 된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어진 법의학 부검 결과 이들은 타살로 밝혀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것도 컸지만 경찰의 부실 대응이 원인이었습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아이들이 가출한 것으로 봤습니다. 유괴범의 협박 전화가 온 것도 아니었고, 크게 부유한 것도 아닌 시골 아이를 유괴할 이유도 적다고 본 것입니다. 게다가 유골을 발견했을 때도 경찰이 현장을 훼손하는 바람에 정확한 감식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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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소년/사진=연합뉴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역대 미제 사건 가운데 가장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유골이 발견됐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아이들의 사망원인이 무엇인지 등이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건은 수많은 의혹만 남긴 채 2006년 3월 25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됐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범인의 DNA를 확보해둔 덕에 범인 이춘재를 33년 만에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개구리 소년 암매장 사건은 범인의 흔적조차 남지 않아, 영구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유족들은 재수사를 통해 사건이 해결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유족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등은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32주기를 맞아, 내일(27일) 오후 1시 대구 성서 와룡산 인근 선원공원 '개구리소년 추모 및 어린이안전 기원비' 앞에서 추모제를 열 예정입니다.

[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hj4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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