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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95년생 일진들아 안녕?”…강릉판 ‘더 글로리’ 폭로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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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속 한 장면.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폭행을 당한 어린 '동은'의 모습이다./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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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강릉지역 온라인커뮤니티에 과거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고발성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강릉시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중학교 95년생 일진들아 안녕?”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익명 제보자 A씨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포괄해서 일진들아 안녕!”이라며 “세상이 참 좋아졌어 이렇게 너네에게 말도 전하고. 학폭 피해자가 학폭 가해자들에게 ‘감히’ 직접 연락은 못하겠고 (이렇게 글을 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인기가 정말 좋더라?”라며 “너네도 학폭 드라마 봤겠지? 안 봤으면 꼭 보길 바랄게”라고 했다. A씨가 언급한 넷플릭스 드라마는 ‘더 글로리’로 추정된다.

A씨는 “주변에서 너무 재미있다고 하길래 봤다”며 “보면서 눈물이 흘렀고, 옛날 내 모습 같아서 재미보다는 오히려 안타까움과 분노, 슬픔 등 여러 감정이 지나갔다”고 했다. 이어 “드라마 주인공처럼 증거가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울었고, 내가 더 똑똑했더라면 마음 속 앙금을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절망했다”고 했다.

A씨는 일진으로부터 폭행, 폭언, 금품 갈취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과거 사용하던 휴대전화에 증거가 일부 남아있다면서도 “합의금이나 협박, 복수를 원하는 게 아니다. 그냥 사과 한 마디 그 정도 아닐까”라고 했다.

그는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친구를 만들었지만 너희는 ‘저런 XX랑 친구를 왜 하는 거냐’며 내 친구도 같이 때렸지”라며 “지금도 그 친구와 술 마실 때마다 내가 사과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처럼 조용한 친구에게 가서 성희롱적인 발언을 강제로 시키고 안 한다고 하면 때리고”라며 “용돈을 받는 족족 빼앗겼고, 금액이 적으면 부모님 욕을 들으며 맞아야 했다. 반항도 못한 게 아직도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했다.

A씨는 “여기가 촌이라서 그렇다, 어려서 그렇다고 하는 건 핑계인 거 알지?”라며 “내 빛나던 어린 시절을 처참하게 무너뜨린 너희들이 결혼도 하고, 아기도 키우고, 정상인처럼 사는 게 보기가 싫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나라면) 소셜미디어가 활성화된 세상에서 찔리면 사과 한마디라도 하겠다”라며 “괴롭힌 사람이 많아서 짐작이 안 가지? 누굴까 고민하지 말고 그냥 괴롭힌 사람한테 모두 연락을 해봐”라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2시30분 기준 해당 글에는 700개 이상의 ‘좋아요’와 300개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가해자들은 다 잊고 피해자들만 기억한다. 진짜 학폭 가해자들이 멀쩡히 사는 거 보면 이게 맞나 싶다” “학폭 가해자 신상정보 다 공개했으면 좋겠다” “피해자 힘내세요” 등 댓글을 남겼다. 일부는 자신의 과거 학폭피해 경험을 공유하며 A씨를 위로하기도 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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