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기후변화에 관한 표어를 들고 있다./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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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여성 노인들이 “기후 변화가 인권과 건강, 심지어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인 스위스 정부를 고소해 화제가 되고 있다.
BBC와 로이터는 29일 ‘기후 시니어 클럽’ 소속의 평균 연령 만 73세 스위스 여성 2000여명이 스위스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해 생명권과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유럽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스위스 기온은 지구 평균보다도 빠르게 상승하며 불볕더위도 잦아지고 있다. 올해 새해 첫날에는 기온이 20도까지 올라 1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고 눈으로 뒤덮여야 할 알프스 지역에는 온난화로 선인장이 자라는 등 이상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기후 시니어 클럽은 6년 전부터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며 스위스 지방 법원에 정부를 두 차례 고소했다. 그러나 지방 법원은 주장을 기각했다.
기후 시니어 클럽은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스위스 정부를 다시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기후 변화가 인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건을 심리하는 첫 사례로 기록됐다.
고소인들은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숨가쁨, 메스꺼움, 의식 상실을 경험했다며 이를 증명할 의료 기록을 제출했다. 또 ECHR에 대해 “스위스가 2030년까지 1990년 수준보다 순 배출량이 적어지도록 조치하게 할 것”을 촉구했다. 만 64세의 앤 마러 기후 시니어 클럽 회원은 AFP 통신에 “이번 일은 역사적 사건”이라며 “기후 변화로 심혈관 및 호흡기 위험이 거쳐 노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유럽기후건강관측소는 2020년 발표된 보고서를 기반으로 “지난 20년 동안 유럽에서 만 65세 이상에서 열 관련 사망률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평균 기온 상승이 유럽 전역, 특히 노인들의 공중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후 시니어 클럽이 승소하면 스위스뿐 아니라 유럽인권재판소에 속하는 46개국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정부는 “기후 변화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지만 노인 여성의 건강과 연관 지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홍아름 기자(ar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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