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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스타트업→세계 1위’ 퀄컴이 롤모델…매년 2배씩 성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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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자람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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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성남)=서경원·신동윤 기자]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벤처기업에서 세계 최고의 통신 반도체 팹리스로 성장한 퀄컴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는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 자람테크놀로지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롤모델’이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자람테크놀로지는 초창기엔 반도체 설계자산(IP) 사업을 했지만,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로 변신했다. 별도 광케이블 공사 없이 기가급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한 ‘기가와이어’와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광트랜시버’용 반도체를 미국·캐나다·홍콩 등에 수출했다.

백 대표의 자신감 뒤에는 ‘세계 최초’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한 자신감이 깔려있다. 초고속 통신망의 핵심인 ‘포인트투멀티포인트(PON·다수 기지국에서 보내는 광신호를 순차적으로 전달)’ 기술을 보유한 자람테크놀로지는 2019년 10Gbps 속도의 ‘5G통신용반도체(XGSPON) 시스템온칩(SoC)’을 국내 최초로 개발·상용화했다. 다음 해엔 5G 기지국 연결에 필수적인 핵심 제품 광부품일체형 폰스틱 ‘XGSPON 스틱’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일본 5G 사업자인 라쿠텐을 통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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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통신용반도체(XGSPON) 시스템온칩(SoC·왼쪽) 제품과 광부품일체형 폰스틱 ‘XGSPON 스틱’ 제품의 모습. [자람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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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자람테크놀로지는 통신 반도체 기술을 토대로 SK텔레콤·KT 등 국내 통신사뿐만 아니라 노키아·에릭슨·화웨이 등 글로벌 통신 장비사들도 고객사로 확보 중이다.

백 대표의 목표는 자람테크놀로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해마다 2배씩 성장시키는 것이다. 올해는 작년 매출(161억원)의 2배에 가까운 299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백 대표는 “내년엔 500억원대 후반 규모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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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을 꾸고 있는 자람테크놀로지지만 상장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백 대표는 “‘기업공개(IPO) 빙하기’로 불렸던 작년 말 도전 당시엔 상장 철회밖엔 선택지가 없을 정도로 수요예측 결과가 처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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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IPO에 도전했던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릴레이를 펼쳤던 올 초 3차 도전에서 자람테크놀로지는 수요예측에서 1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가격(1만6000~2만원)을 초과한 2만2000원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지난 7일 상장일엔 장중 ‘따상’을 터치하기도 했다. 29일 주가도 5만1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34.1%나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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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를 통해 모은 205억원으로 백 대표는 성남에 광부품 조립 및 불량 검사 자동화 공정 등 후공정 라인을 구축 중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한국산(Made in Korea)’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중국산(産)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 중인 미국·캐나다 시장에서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백 대표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작동 속도를 25Gbps로 대폭 높인 칩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상장 자금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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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시점에 주주가치를 높일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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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람테크놀로지가 제품 개발부터 제작·판매까지 글로벌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는다. 백 대표는 “최근 대만 TSMC와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가 있다”며 “반도체 설계 능력이 있는 자람테크놀로지에겐 자체 반도체 생산에 나서는 테슬라·아마존 등도 협업이 가능한 상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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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도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란 점에서 백 대표는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M&A에 부정적인 시선이 강한 국내 특성상 팹리스 간 연합체 형성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 열풍에 따라 호황을 맞고 있는 AI 반도체 부문에서 자람테크놀로지는 엔비디아·인텔 등 글로벌 ‘거인’들과 정면 대결을 펼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백 대표는 “서버가 아니라 ‘비용 대비 효율’이 중요한 AI 디바이스 등에서 우리만의 공간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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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현 자람테크놀로지 대표. [자람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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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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