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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찾아오지 않았으니 예산 삭감하겠다"…고양 시의원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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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직원 근무처 옮겨 병세 악화…과장이 책임져야" 압박도

(고양=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경기 고양시의회 의원이 시청 간부들의 결례를 문제 삼아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공개 압박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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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의회 전경
[고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0일 열린 고양시의회 임시회 예결위 회의록에 따르면 김운남 의원(민주당)은 시청 공원관리과장, 생태하천과장, 녹지과장 등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해당 부서의 삭감된 예산을 살리지 않아도 되느냐고 따졌다.

고양의 숲 타당성 조사, 농업체험공원 노후 화장실 리모델링, 일산호수공원 개선, 고양항 조성 등과 관련한 예산이 대폭 삭감됐는데도 이를 살리기 위해 자신과 면담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다른 부서에서는 과장은 물론, 팀장까지 찾아와 '이것 좀 살려주세요'라고 부탁하며 다녀갔다"면서 "공원 관리 예산이 많이 삭감됐다. 안 살려도 되느냐? 왜 한 번도 오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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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6일 시정질의를 하는 김운남 시의원
[고양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평순 공원관리과장은 "직접 찾아뵙지 못해 오늘 이 자리에서 충분하게 다시 한번 설명해 드리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김 의원은 "의회 일을 하다 보면 (간부들이 찾아오지 않은) 예산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푸른 도시사업소장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수오 소장은 "일일이 찾아뵙고 보고하거나 설명하지 못해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사과했고 김종천 녹지과장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또한 김 의원은 암 투병을 하는 공원 관리인 A씨의 건강을 고려해 인사 대상에 넣지 말라고 미리 얘기했는데 수용되지 않았다고 공원관리과장에게 야단쳤다.

김 의원은 "그분 생사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는 (김평순 과장이) 일조했다. 잘못되면 과장의 책임이 크다"고 압박했다.

김 과장은 "해당 직원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라서 병가 치료를 하도록 설득했으나 출근을 고집해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했다"면서 "병세가 악화한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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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8일 시정질의를 하는 손동숙 시의원
[고양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손동숙 의원(국민의힘)은 "환자의 병세 악화에 과장이 일조했다는 발언은 무례할 뿐만 아니라 공식 석상에서 제기할 사안이 아니다"고 응수했다.

또한 손 의원은 직위를 이용해 직무 관련자의 임용·승진·전보·포상·징계 등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시의회 의원 행동강령 조례를 김 의원이 위반했다며 윤리위원회 회부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운남 의원은 "삭감된 예산을 살리려면 과장들이 사무실로 찾아와 설명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그런 노력을 보이지 않아서 그 문제를 거론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암 투병 중인 공원 관리인은 코로나19가 진정된 다음에 근무지를 바꿔 달라는 요청에도 인사 발령이 이뤄져 병세가 나빠진 사실을 알고 해당 과장을 나무랐다"고 말했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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