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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fn이사람] "뼛속까지 IT… 성별보단 책임감이 먼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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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애·김진영·변수연 한국투자증권 디지털본부 부장 3인방
女 불모지 IT·증권업계 자리 잡아
비대면 서비스·디지털 전환 '앞장'
'유리천장'보다 책임감 먼저 생각
근무환경 등 개선해 후배 이끌 것


파이낸셜뉴스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이순애 Biz개발1부장, 김진영 Biz개발2부장, 변수연 업무혁신부장(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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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어느 때보다 비대면 기술이 중요해졌다. 증권사들도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정보기술(IT)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디지털본부를 신설했다. IT본부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본부, 정보보호 담당 등을 통합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본부에는 회사의 굵직굵직한 IT 프로젝트를 담당해온 여자 부장이 3명이나 있다. 변수연 업무혁신부장과 이순애 Biz개발1부장, 김진영 Biz개발2부장이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IT업계나 증권사에 여성 인력이 적다는 점에서 본부 내 여자 부장이 3명이나 있다는 것은 흔치 않다는 업계 전언이다.

이들은 대내외적으로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들은 적이 없다고 일언지하에 답했다. 김 부장은 "잘 해도 티가 안 나고, 못하면 욕먹는 게 IT업무"라며 "성별은 상관이 없다. 다만 책임감이 없으면 관리자로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장과 김 부장은 대학에서 각각 전자계산학,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뼛속까지 IT우먼'이다. 변 부장은 지점영업과 영업지원 등을 두루 거쳤다. 이들은 디지털본부로 합쳐지기 전부터 종종 함께 일을 해왔다. 변 부장이 업무를 설계하면, 이 부장과 김 부장이 이를 IT로 구현해주는 식이다.

특히 이 부장은 1998년 타사 담당자로 한국투자증권에 프로젝트를 하러 왔다가 능력을 인정받아 이듬해 입사한 케이스다. 증권회사 내 입출금, 장부관리 및 결제 등을 계속 담당해왔고, 지금도 뱅킹서비스, 퇴직연금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부장은 "우리가 쓰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구조가 대부분 당시의 기본 개념에서 확장된 것"이라며 "살면서 그 일을 제일 잘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장은 "수익증권 과세업무 관련해서는 스스로가 최고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 같은 경우도 IT적인 부분은 부서에서 메인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변 부장은 과거 회사 자산관리 플랫폼을 새로 론칭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2년 유예되긴 했지만 지난해 금융투자소득세 프로젝트를 할 때는 프로젝트매니저(PM)를 맡은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일문 사장부터 앞장서 디지털 전환을 내세우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체계적 준비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디지털이 강조되는 만큼 사내에서 위상도 높아졌을까. 이 부장은 "예전에 비해 사용자 수도 많이 증가했고,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때도 있어서 위상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는 모두가 후배들을 위한 답을 내놨다. 이 부장은 "IT서비스가 24시간 실시간으로 서비스되고 있는데 반해 출퇴근 시간은 다른 업무직군과 동일하게 특정돼 있다.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바꿔보고 싶다"고 했다.

김 부장은 "디지털부문은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 강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최대한 직원들이 집중해서 일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변 부장은 "업무혁신부는 IT부서와는 다르게 여직원들의 비율이 높다"며 "내가 잘 해서 다른 후배 직원들도 나중에 부서장이 많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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