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군의 창끝 전투력에 비견되는 초급간부가 심각할 정도로 부족해지고 있다는 현실, 수차례 전해드렸습니다.
북한 도발 위협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야전부대 지휘 공백은 자칫 안보 위기와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인데요.
단순한 통계치만으로는 실감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OBS가 학군장교 모집 현장에 직접 동행해봤습니다.
갈태웅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대학 캠퍼스.
현역 육군 중령과 제복 차림의 남녀 학생이 강의실 문을 두드립니다.
담당 교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건축공학과 1학년 학생들과 교감에 나섭니다.
【현장음】
저도 건축공학과 출신입니다.
올해로 군 생활 27년째인 김용기 대진대 학군단장입니다.
함께 온 학군후보생들이 곧바로 ROTC를 알리는 소책자를 나눠줍니다.
【현장음】
여러분들, 장교가 됐을 때 돈 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을….
관심 없다는 듯 엎드린 학생 옆에서 그나마 유심히 책자를 살펴보는 모습에 힘을 얻습니다.
[김용기 / 중령·대진대 학군단장: 우리 미래의 육군을 이끌어갈 훌륭한 인재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얻지 못해서 (ROTC를) 선택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슷한 시각, 교내 방송국.
남녀 학군후보생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들어섭니다.
온에어 표식에 불이 들어오자 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여러분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훌륭한 대한민국 장교가 될 것입니다.
[장영서 / 대진대 학군단 62기 후보생: 낮 12시 학교 스피커를 통해서 전교생에 송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송을 통해서 좋은 후배들이 ROTC에 지원해서 입단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진대 학군단 후보생 경쟁률은 평균 3.5대 1 수준.
지난해 처음으로 0.92대 1로 미달 사태를 빚은 수도권 대학 중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병사 월급 200만 원' 논란 이후 학생들의 생각도 크게 바뀌었습니다.
매년 학기초마다 설치하는 학생회관 앞 홍보 부스도 그만큼 바빠졌습니다.
【스탠딩】
이처럼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마다 후보생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일반 병사보다 장교로 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점을 집중해서 알리고 있습니다.
망설이던 신입생을 다시 붙잡아 설득하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이시온 / 대진대 국제통상학과 1학년: 제가 아직 군대를 어떻게 가야 할 지 좀 고민하고 있는데 여기서 선배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일선 병사보다는 장교로 가는 게 훨씬 더 멋있다고….]
우리 군 초급장교 선발 정책의 현주소입니다.
실제로 육군의 인력획득 예산은 미군의 204분의 1, 경찰의 22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각종 미디어 홍보 전략은 미군과 비교하기조차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범정부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박효선 /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 초급간부들이 갖고 있는 전투력이 곧 부대 전투력이고 국가안보라고 보는 차원에서는 국방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러 부처가 합심해서 국가적 위기라고….]
초급장교 지원이 매력있고 자랑스러운 나라.
그 이상과 비전은 이제 학군단장이 아닌, 국가에서 보여줘야 할 때가 됐습니다.
OBS뉴스 갈태웅입니다.
<영상취재: 장재호 / 영상편집: 공수구>
[갈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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